황금마차에 444개 보석왕관까지···찰스 3세 대관식 열린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연다. 1958년 왕세자로 책봉된 지 65년 만이다.
이번 대관식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이 치러진 1953년 이후 70년 만이자, 21세기 유럽 최초의 대관식이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9월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 왕위를 승계했지만 이를 온 세상에 알리는 공식 행사인 대관식은 열지 않았다.
부인 카밀라 파커 볼스도 이번 대관식을 기점으로 찰스 3세 국왕과 결혼한 지 18년 만에 ‘왕비’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카밀라 파커 볼스는 찰스 3세 국왕이 고 다이애나비와의 결혼 생활 중 불륜 관계를 지속해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았던 그간 ‘콘월 공작부인’, ‘왕의 배우자’로만 불렸다.
찰스 3세 국왕에게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는 대관식이다.
보석 444개, 무게 2kg 성 에드워드 왕관
영국 왕실의 대관식은 국가적 행사로서 성대하게 치러진다. BBC 등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행사는 6일 오전 카밀라 왕비와 함께 버킹엄궁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오전 10시 20분(한국시간 기준 오후 6시 20분) 다이아몬드 주빌리 국영 마차를 타고 대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한다. ‘왕의 행렬’이 지나가는 자리에 시민들이 즐비할 전망이다.
대관식은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부터 시작돼 오후 1시까지 이뤄진다.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요청으로 대관식 참석자들이 “신이시여 국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라고 외치면 대관식이 시작된다.
찰스 3세 국왕은 재위 기간 영국법과 영국교회를 수호할 것을 다짐하며 성경에 손을 얹고 즉위 서약을 한다. 이후 진행되는 도유(성유 바르기) 의식은 대주교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축성해 봉헌된 성유를 국왕의 머리·가슴·손에 십자가 모양으로 바르는 의식이다.
도유 의식 후 대주교는 왕실의 상징인 보주와 2개의 왕홀을 양손에 쥔 국왕에게 ‘성 에드워드 왕관’을 씌워준다. 성 에드워드 왕관은 대관식에서 가장 상징적인 물품이다. 보석 444개가 박혔으며 무게가 2.23kg에 달한다. 1661년 찰스 2세를 위해 제작돼 대관식에 사용됐으며, 이후 조지 5세가 200여년 만에 다시 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 왕관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왕좌에 앉은 국왕에게 대주교와 윌리엄 왕세자가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면, 찰스 3세 국왕은 역대 최장기 왕세자에서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로 공식 등극하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에서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황금마차를 탄다. 나무에 금박을 입혀 만든 황금마차는 1831년부터 대관식 때마다 사용됐다. 무게가 4t(톤)에 달하고 크기가 길이 8.8m, 높이 3.7m이다. 왕실 회색 말 8필이 끌며 걷는 속도로만 굴러간다. 서스펜션이 가죽으로 돼 있어 승차감이 매우 좋지 않아서 20대였던 여왕도 타고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가운 시선 의식해 보석, 장구 재사용도
이번 바라보는 영국인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왕실 지지가 여전히 절반이 넘긴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카리스마가 걷히고 물가 급등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며 눌려있던 시민들의 불만이 영국과 영연방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하듯 찰스 3세 부부는 대관식에서 논란이 되는 보석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일부는 재활용할 방침이다.
찰스 3세는 할아버지 조지 6세의 대관식용 흰색 리넨 원피스인 ‘콜로비움 신도니스’, 대관식 검을 차기 위한 혁대인 검대, 대관식 장갑 등을 재사용한다. 금색 소매가 달린 금색 코트인 ‘슈퍼튜니카’와 그 위에 입는 금색 ‘제국 망토’ 역시 재사용한다.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은 주관 방송사인 BBC와 영국 왕실 공식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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