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도 안주는 XX들” 시신 배경으로 선 바그너 수장, 러軍에 악담

김자아 기자 2023. 5. 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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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민간용병단체 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 수장이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놓인 전사자들 시신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을 담당했던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창업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곧 바흐무트 전선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5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프리고진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오는 10일 바흐무트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낸 성명에서 프리고진은 “바그너 병사와 지휘부를 대표해 오는 10일 바흐무트 내 거점을 국방부 소속 정규군에 넘길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며 “바흐무트에 잔류한 병력은 치료를 위해 보급 캠프로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흐무트에서의 철수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전날 올린 동영상에서도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바흐무트 전선에 투입된 용병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누군가의 아들들”이라며 “(우리에게) 탄약을 주지 않은 XXX들, 이 XX들아 네 놈들은 지옥에서 너희들의 내장을 먹게 될 것”이라며 악담을 내뱉었다. 또 다른 영상에선 바그너 그룹 용병들의 시신을 배경으로 서서 갖은 욕설로 러시아 국방부를 비난했다.

CNN은 이 같은 프리고진의 선언이 더 많은 지원이나 대가, 권력 등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 카드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다른 외신들도 과거 프리고진이 종종 충동적인 발언과 불만을 표출했던 점을 들어 이번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했다.

바흐무트는 지난해 7월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진 곳으로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러시아는 바흐무트에 대한 공세를 8개월 넘게 펼치고 있으나,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바흐무트 공세를 이끌어왔으나 프리고진은 탄약 등 러시아군의 지원 부족을 거론하며 수시로 군부를 공개 비난해왔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탄약을 제때 지원하지 않았다며 바흐무트 점령 하루 만에 퇴각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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