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청년층 탈모 치료비 줍니다" 사회적 질병 vs 혈세 낭비

탈모로 고민하는 청년층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지자체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엔 부산 사하구의회가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청년들의 탈모 치료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부산 사하구에 1년 이상 거주한 19∼34세 청년이라면, 경구용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 3월부터 만 39세 이하 구민에게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의 50%를 연 20만 원까지 주고 있습니다.

충남 보령시는 만 49세 이하 시민에게 탈모 치료비를 1인당 최대 2백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광역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대구시 의회에서도 탈모 치료비 지원 조례가 제정됐는데, 구체적 시행방안을 놓고 대구시가 논의중입니다.

서울시의회에도 19세에서 39세까지 청년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자는 조례안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발의한 상태입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서울시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일단 심사가 보류됐습니다.

이런 지자체들 움직임에 탈모를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재정으로 지원하자는 입장과 미용을 위한 치료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지원을 지지하는 측은 탈모는 취업, 결혼 등 사회생활 전반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부산 사하구의회에서 조례를 대표 발의한 강현식 구의원은 "탈모는 학업과 취업 스트레스로 발병하는 사회적 질병"이라면서 "탈모 치료비 지원은 청년의 사회, 경제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뿐 아니라 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정부의 관심이 더 절실한 난치성 질환자에 대한 지원도 부족한 상황인데 탈모에 대해 먼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또 탈모 치료비를 지원할 경우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신청자가 몰려, 결국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SBS 한승희입니다.

( 취재 : 한승희  / 영상편집: 김진원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
 

한승희 기자rubyh@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