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땡처리하는거 아니었어?...앞으론 이걸론 돈 벌겠다는데 [박민기의 월드버스]
‘모델 Y’ 등 2000~3000달러 할인 공세
AI 탑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박차
머스크 “인류 번영·문명 발전에 기여”
긍정 여론 속 ‘섣부른 대량생산’ 우려도
‘전기차의 대명사’로 불렸던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직까진 선두주자이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이 매섭습니다. 6차례에 걸친 가격 인하 등 수익성 방어를 위한 나름의 시도에도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향후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난달 말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은 4974억달러(약 666조원)까지 내려가는 등 5000억달러 선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차량 가격 인하로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미래 수익성에 대한 시장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치열한 전쟁터로 떠오른 전기차시장에서 사면초가에 몰린 테슬라. 그러나 패배를 입에 올리기엔 아직 이릅니다. 테슬라가 기업의 미래를 위해 쥐고 있는 또 다른 카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와 함께 ‘양대 미래 핵심 산업’으로 지목된 로봇 산업입니다. 챗GPT를 필두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 AI가 탑재된 로봇시장은 미래 산업을 이끌 주요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에 이어 이미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로봇 개발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선보였습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지난해 2월 공개했던 시험 단계 로봇에서 한 단계 더 발전했습니다. 무대 위에 오른 옵티머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습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가 상자를 나르고 식물에 물을 주는 등 간단한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옵티머스를 선보인 테슬라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로봇 대량 생산 및 상용화’입니다. 안정적인 대량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달성한 이후 판매 가격을 낮춘 ‘가성비 로봇’ 상용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차세대 주요 산업인 로봇시장을 석권하면 전기차산업에만 국한됐던 테슬라의 사업 영역이 로봇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앞으로 3~5년 안에 개당 2만달러(약 2670만원) 안팎의 로봇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Y의 약 3분의 1 가격이지만, 테슬라는 로봇 판매로 인한 수익이 전기차 판매 수익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로봇 사업 추진에 대한 여론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전기차 산업을 장악한 테슬라가 또 다른 미래 주요 산업인 로봇 기술 개발에 본격 뛰어들면 다른 기업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헨리 벤 아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현재 판매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이 10만달러대에 책정된 것과 비교했을 때 머스크 CEO가 제시한 로봇 가격 2만달러는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섣부른 로봇 대량 생산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애런 존슨 미국 카네기멜론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빠른 속도의 로봇 기술 개발은 인상적이지만 이 같은 로봇을 수백만대나 만들어서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AI 탑재형 로봇의 필요성에 대해선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봇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기술력이 앞으로 5년 안에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테슬라 주주들의 전폭적 지지를 당부한 그는 “만약 내가 미친 것처럼 보인다면 나를 해고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머스크 CEO의 포부가 ‘광기(狂氣)’에 그칠지 인류 역사에 ‘광명(光明)’을 남길지 갈림길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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