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H가 간다]직군없이 뒤섞이는 스쿼드 조직...요즘 스타트업은 이렇게 일한다
신생기업(스타트업) 아임웹은 누구나 손쉽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개발도구 '아임웹'을 만든 곳입니다. 이 업체는 특이하게 직원들을 '스쿼드'라는 조직으로 묶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업무 성격에 따라 기획팀, 개발팀, 디자인팀으로 구분하지만 이 곳은 다양한 직군들이 한 군데 섞인 스쿼드라는 조직으로 구성됩니다. 4~8명 정도인 스쿼드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섞여서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동체처럼 일합니다.
스쿼드 제도는 스웨덴의 유명 실시간 음악 서비스업체 스포티파이가 도입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스포티파이가 목적을 공유하는 작은 단위의 조직을 스쿼드로 구성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국내 많은 스타트업들이 따라하고 있습니다.
박재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아임웹의 방대한 기능을 각각 집중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껴 지난해 11월 스쿼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아임웹 기능이 다양하다 보니 한 직원이 담당해야할 부분이 점점 많아졌어요. 개인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며 다른 직군의 직원들과 소통하기도 어려워졌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쿼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아임웹의 스쿼드는 총 6개입니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몰의 검색 및 회원관리, 쇼핑, 결제, 마케팅, 사이트 제작, 고객 관리 등 6가지 주요 기능을 각각 담당합니다.
그중 하나인 BF(Builder & Front) 스쿼드는 사이트 제작 기능을 담당합니다. 아임웹 이용자가 쇼핑몰을 만들 때 사용하는 '디자인 모드'를 관리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능과 디자인을 개발합니다.
H가 BF스쿼드 회의에 참여해 봤습니다. 하단 영역 설정에 대한 이용자의 문의를 해결하기 위한 회의였습니다. 대부분 기존에 있는 기능을 이용자가 확실히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스쿼드 구성원들은 어떻게 하면 이용자가 기능을 쉽게 파악해 쓸 수 있을지 논의했습니다. 안내 문구와 아이콘 추가 등 다양한 의견들이 해결책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처럼 스쿼드는 다양한 직군들의 의견을 한 자리에서 들으며 의사 결정을 빨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직무나 직군별로 팀을 구성했다면 디자인팀과 개발팀 의견을 각각 따로 취합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BF스쿼드 내 개발부문을 이끄는 박태호 테크리더는 "기획, 디자인, 개발 등의 순서로 업무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사업을 진행해 의견 조율이 훨씬 쉽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박 리더는 업무의 전문성과 집중도도 향상됐다고 합니다. "개발팀에서 일했을 때 서비스 전반의 개발을 모두 담당해 전문성을 쌓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디자인 모드만 개발하면 되니 더 집중할 수 있고 전문성도 올라갔죠. 그만큼 책임감도 느낍니다."
사무실도 스쿼드에 맞춰 특이하게 구성했습니다. 길게 연결된 책상에 3명씩 앉아 옆 자리 직원과 편하게 일합니다. 전면 가림막도 눈 높이에 맞춰 낮게 설치해 건너편 직원과 소통이 수월합니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실시간 작업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협업 도구도 적극 활용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무작위로 제시할 수 있는 도구 '피그잼', 제품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작성하는 개발 도구 '컨플루언스',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는 도구 '피그마', 일정과 소식을 전달하는 소통 도구 '지라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온라인 협업 도구를 사용합니다. "매주 한 번씩 재택 근무를 하기 때문에 온라인 협업 도구를 적극 활용하죠."
채용도 달라졌습니다. 박 CPO에 따르면 채용 역시 스쿼드 단위로 합니다. "인사팀, 마케팅팀 등 전사적 기능 조직을 제외하고 각 스쿼드 별로 필요한 인원을 채용해요."
박 CPO는 스쿼드에 필요한 인재 채용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최근 고객관리를 위한 스쿼드를 새로 구성했어요. 회사와 결이 맞으면서 각 스쿼드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이 힘들어요. 그렇지만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각 기능을 전문으로 담당할 인재 영입에 집중해서 필요한 스쿼드를 구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손서영 인턴기자 sys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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