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풍뎅이가 혼자 나무로 내려 갔어요!”…전국 최초 '곤충 도슨트’와 함께한 미래 파브르들
“선생님, 귀뚜라미 소리가 너무 예뻐요!”
도심 속 10평 남짓한 공간. 다음 달 9일까지 ‘곤충체험학교’가 진행 중인 화성의 경기도농업기술원(농기원) 곤충자원센터에선 어린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가 귀뚜라미의 청아한 울음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다. 곤충생태온실 안에서 아이들은 얼굴을 맞댄 채 도심에선 보기 힘든 30여마리의 곤충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각각의 곤충 앞에서선 ‘도슨트’들의 상세한 해설이 곁들여 졌다. 이 곤충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먹고 사는지,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등 관련 설명을 들을수록 아이들의 표정에는 애정이 묻어 나왔다. 도 농기원의 ‘곤충 도슨트 투어’는 곤충을 쉽게 접할 수 없는 도심 아이들에게 곤충에 대한 이해도 향상을 위해 2021년부터 시작됐다. 올해의 경우 인기가 상당해 30분 만에 접수가 마감되기도 했다.
김영탁 도 농기원 주무관은 “‘곤충 도슨트’라는 개념을 제시한 건 ‘경기곤충체험학교’가 처음”이라며 “박물관에서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니 이해도가 올라갔던 경험을 곤충에 접목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식용곤충 시식'이었다. 이 자리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래 식량으로 지정한 10종류 중 갈색거저리 애벌레 등 이른바 ‘밀웜’을 시식할 수 있었는데, 같이 먹어보자는 도슨트 선생님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찡그리는 어른들의 반응에 아이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평소에도 자연 관찰책을 좋아한다는 김도현군(5)은 “엄청 고소하고 맛있다”며 밀웜이 담긴 그릇을 싹 비우기도 했다.
“엄마, 풍뎅이가 혼자 나무로 내려 갔어요!”
이날 프로그램의 백미는 야외에서 진행된 ‘오감 체험’과 ‘곤충 채집’이었다. 아이들은 흙과 나무 속 넓적 사슴벌레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등을 만지고 눈앞에서 관찰하며 한껏 곤충과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작년에 곤충 페스티벌에 참여했다는 김이찬 어린이(5)는 밀웜을 한 손에서 다른 한 속으로 능숙하게 옮기기도 했다.
또 직접 채집한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담긴 통을 소중히 껴안은 아이들의 표정에는 애벌레가 온전한 장수풍뎅이로 자라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날 동생과 함께한 나미안양(13)은 “곤충을 쉽게 만나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애벌레를 직접 만져보며 통통하고 귀여운 모습에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다”며 “곤충을 다시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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