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야구선수, 17년 전 끔찍했던 학폭 가해자”

박한울씨 SNS에 17년 전 학폭 공개
담임교사도 가담…경찰, 범죄 성립 검토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넷플릭스 《더 글로리》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한 학교폭력 피해자가 현재 프로야구 선수가 된 동급생과 그의 무리에게 초등학교 시절 폭력을 당하고, 당시 자신의 담임교사가 추행에 가까운 학대를 가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박한울(29)씨는 최근 SNS에 글을 올리며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을 보낸 17년 전인 2006년 당시, 지금은 프로야구 선수가 된 A씨와 그의 무리가 자신에게 따돌림·폭력·모욕 등의 학폭을 가했다며 A씨의 실명을 공개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박씨는 당시 가해자들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축구를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몸과 얼굴을 때리고 욕설했으며 하굣길에까지 쫓아와 폭력을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박씨의 담임교사가 학폭에 가담한 사실도 밝혔다. 그의 담임교사는 "친구에게 맞아 체육활동이 어려울 것 같다"는 박씨를 교실 앞으로 불러내 바지와 속옷을 벗고 '부상을 입증하라'고 요구했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박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선동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날 이후로 폭력 상황에 노출되면 한쪽 다리를 덜덜 떠는 등 트라우마를 겪었고 학업 성적은 날로 떨어졌다"며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고 적었다.

그는 지난 4월27일 담임 교사의 아동 학대와 성추행 혐의에 대해 경찰의 수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민원을 국민 신문고에 신청했다. 이 민원을 넘겨받은 서울 방배경찰서는 박씨 주장의 사실 여부와 범죄 혐의 성립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씨는 이달 4일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받으며 (상처를) 극복하려고 애썼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며 "가해자가 사과하고 그들을 용서함으로써 피해자가 회복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에서야 사과받고자 하는 이유는 표예림씨를 포함해 많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자기의 상처를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나도 이제 드러낼 때가 됐다 싶었다"고 언급했다.

표예림씨가 출연해 자신의 학폭 사례를 공개한 유튜브 프로그램 동영상은 올 3월 공개된 이래 조회수 272만 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댓글 수는 1만3000여 개에 달하고 있다. 자신도 학폭을 당했다는 내용의 댓글이 상당 수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과 12년간의 피해를 공개한 표씨 고백 이후 자신의 사례를 공유하며 서로 위로하는 피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