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 열렸는데 못 봤다” 인니 여성 엘리베이터 추락사, 책임은

박선민 기자 2023. 5. 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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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양쪽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갇힌 줄 알고 앞문을 강제로 열고 나가려다 추락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 여성이 공항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열고 나가려다 틈 사이로 추락해 숨졌다. 출입문이 양쪽으로 2개 있는 구조였는데, 휴대전화를 보다 뒷문이 열린 것을 보지 못해 앞문을 억지로 열고 나가 발생한 사고였다. 이에 공항 측과 유족 사이 책임을 묻는 논쟁이 벌어졌다.

5일(현지 시각)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여성 아이샤 산타 데위(38)가 쿠알라나무 국제공항 엘리베이터 통로 바닥에서 지난달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실종 신고 나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흔하지 않은 엘리베이터 구조 때문이다. 이 승강기는 출입문이 앞뒤로 2개 있었는데, 아이샤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느라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아이샤는 앞문을 통해 엘리베이터에 탄 뒤 2층 버튼을 누르고 휴대전화를 보기 시작한다. 엘리베이터가 2층에 도착하자, 아이샤 뒤쪽의 문이 정상적으로 열렸다. 그러나 아이샤는 승강기에 출입문이 앞뒤로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라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샤는 열림 버튼을 눌렀고, 뒷문은 닫히려다가 다시 한번 열렸다. 아이샤는 뒷문이 열렸다는 사실을 끝내 눈치채지 못한다. 결국 억지로 엘리베이터 앞문을 열고 발을 내디뎠고, 틈새로 추락했다.

엘리베이터 뒷문이 열리고 있지만 여성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데일리메일

아이샤의 시신은 공항 직원들이 악취가 난다는 제보를 접수하면서 발견하게 됐다. 발견 당시 아이샤는 엘리베이터 통로 바닥에 숨진 채 방치돼 있었다. 부패가 심해 시신을 수습하는 데만 5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현재 부검을 위해 지역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유족은 공항 측에 책임을 물었다. 공항 안전 규정이 충분히 이행되지 않아서 벌어진 사고라는 것이다. 아이샤 오빠 라자 하시부안은 “이게 국제공항의 수준이냐. 안전 기준이 대체 어디 있냐”며 “직원들의 대체도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또 신고 뒤 나흘 동안이나 시신을 찾지 못할 정도로 공항 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항 측은 엘리베이터에는 결함이 전혀 없었으며, 단지 아이샤가 문을 강제로 열다가 발생한 사고라는 입장이다. 공항 관계자는 “승강기 오작동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시신 발견이 늦어진 데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공항 직원과 보안 요원 등 총 12명의 증인을 심문하고 있다.

한편 출입문이 양쪽에 있는 승강기는 관통형 엘리베이터라고 불린다. 건축물 구조상 종종 설치되는데, 방향을 바꾸지 않은 채 탄 방향 그대로 전진해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휠체어 승객은 탄 그대로 문이 열리면 내리면 되기 때문에 배리어프리 엘리베이터로도 여겨진다. 지하철역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엘리베이터 문은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통형 승강기를 맞닥뜨렸을 때 혼란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비슷한 사연을 찾아볼 수 있다. 한 블로거는 “출입문이 열리기만 기다렸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뒤돌아보니 같이 탔던 아주머니가 사라지고 없더라. 귀신에 홀린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승강기 어디에도 안내 문구가 없어 관통형일 거라고 꿈에도 몰랐다. 안내문이 꼭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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