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성적 부진에 책임감 무장 백승호 "팬 많이 찾아주시면 힘 받는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2009년 첫 리그 우승 이후 정상권을 유지했던 전북 현대는 올해 최악의 초반을 보내는 중이다. 3승2무6패, 승점 11점으로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0위에 있다. 4일 김상식 전 감독이 사임하면서 새 감독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을 충실하게 하고 왔지만, 출발이 꼬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던 팬들의 김상식 감독, 허병길 대표이사 동반 퇴진 외침은 멈추지 않았고 침묵 응원까지 나왔다.
홈 경기여도 원정처럼 느껴지는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손해다. 관중석에 비판 문구가 담긴 현수막 아래서 집중해 경기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으려면 사무국의 조정, 설득 능력이 필요했지만, 결과적으로 김 감독이 떠나고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그나마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11라운드에서 팬들이 선수들에게 응원한 것은 의미 있었다. 전반 11초에 구스타보의 역대 최단 시간 골 타이기록 골이 터지면서 전북 팬들의 동기 부여는 더 확실해졌다.
직전 10라운드 강원FC전에서 앙현준에게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을 내주며 0-1로 패한 뒤 주장 홍정호,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문환이 주심에게 화를 내며 항의를 거듭하다 퇴장당해 서울전에서 반전이 필요했고 일단 김두현 감독 대행 체제로 1-1로 비기며 다시 자존심을 세울 기반을 마련했다.
공수 연결 고리 역할에 매진했던 백승호는 "경기장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김상식 감독께서는 늘 선수와 팬을 먼저 생각했다. 결과를 내지 못해서 선수단의 책임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죄송해서 서울전에서라도 좋은 모습 보이고 싶었다"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던 이유를 전했다.
김 전 감독은 현역 시절인 2009년 성남 일화에서 전북 이적 후 은퇴까지 뛰었고 이후 코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백승호는 "정말 전북에 오래 계셨다. 얼마나 구단을 사랑하고 위하셨는지 안다. 결과가 아쉽게 그런 상황이었다. (경기 전날 오전 훈련 지휘 후) 짧게 작별 인사하고 슬픈 하루였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팬들이 보인 응원의 힘으로 뛴 백승호다. 이날 전북 팬들은 남측 관중석 1층을 독차지했다. 백승호는 "많이 찾아와 주시면 정말 힘을 받는다. 선수들도 더 뛸 수 있는 그런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항상 많이 찾아와 주셨지만, 올해 성적 때문에 많이 안 오시고 그런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이는 뛰는 선수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더 좋은 모습 보이면서 더 많은 팬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전북의 경기 스타일은 최강희 전 감독 시절 구축한 '닥치고 공격(닥공)'으로 인해 팬들도 화끈한 공격을 원했고 이는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이나 김 감독에게도 그대로 전가 됐다. 팀이 변화하는 과정에 지도자의 철학에 따라 약간의 수정도 필요하지만, 팬들은 그런 여유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백승호도 "선수들이 많이 바뀌고 이제 발맞추는 그런 시기라 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천천히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제 로빈 1라운드가 끝났다. 다음부터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준비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며 점진적 변화를 예고했다.
경기를 치러 오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전북이다. 백승호는 "운도 따르지 않고 결과도 나지 않는 상황에 여러 가지로 다 맞물린 것 같다"라며 "(전북 입장에서 억울했던 심판 판정에 대해) 선수들이 표출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홍정호, 김문환의 퇴장이 오히려 선수단에는 더 끈끈해지는 계기가 됐음을 설명했다.
시련 속에서 성장한다고 백승호는 지금의 시간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는 "11경기 동안 패배가 정말 많았다. 앞으로는 그 패배를 줄이려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도 팀에 도움 되는 공격 포인트나 경기를 더 많이 뛰면서 이겨내겠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팬들께 꼭 믿어 달라고 외치고 싶다는 백승호는 "(11경기 동안) 팀이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이 맞다. 저도 그렇고 모두가 만족 못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오늘처럼 많이 응원해 주고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뜨거운 팬심으로 반전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