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쌍둥이 마약 탐지견, 태국 가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기른 쌍둥이 마약 탐지견이 해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들이 활약할 무대는 주요 합성 마약 생산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태국이다. 지난 1987년 미국으로부터 마약 탐지견 6마리를 기증받았던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36년 만에 마약 탐지견을 지원해주는 나라가 됐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에 태어난 레브라도 리트리버종 쌍둥이 ‘조크’와 ‘제이크’는 인천 영종도의 관세청 탐지견 훈련센터에서 태국 측 탐지 조사요원 2명과 팀을 이뤄 훈련을 받고 있다. 조크와 제이크는 마찬가지로 마약 탐지견인 어미와 아비 사이에서 태어났고, 쭉 훈련센터에서 자라왔다. 이들은 오는 7월 초 태국 관세당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마약 탐지견 지원은 태국 측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태국은 작년 6월 대마초 재배와 섭취를 일부 허용했는데, ‘마약 합법화 국가’라는 인식이 퍼지는 데 대한 부담이 컸다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와 태국은 작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합동 마약밀수 단속을 벌여 필로폰 22kg, 야바 29만 정 등 불법 마약류 35건을 적발하는 등 마약 단속 관련 공조를 이어왔다.
지난 2월 초에는 서울에서 우리나라와 태국 관세청장회의가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서 태국 측이 마약 탐지견 센터 설립 계획을 설립하며 우리 측에 마약 탐지견 기증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태국은 우리와 성공적으로 합동 마약밀수 단속을 벌여온 대표적인 국가로, 태국 측의 요청을 받고 검토를 거쳐 조크와 제이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달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조크와 제이크 기증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조크와 제이크는 태국의 마약 탐지견 훈련센터 ‘K-9′에서 머무르며 활약할 예정이다. K-9은 태국어로 ‘개’를 뜻하는 ‘케나인’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마약단속 국제 공조의 최대 협력국인 태국과 협력 수준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 및 다자간 국제공조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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