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둔화중" vs "여전히 과열"…연준의 다음 선택지는

김정남 2023. 5. 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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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월 비농업 신규 고용 25.3만개↑ '예상 상회'
"일자리 증가폭 둔화중" vs "노동시장 여전히 과열"
연준 인상 중단 기조에 무게…일각서 "더 올려야"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신규 일자리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역대급 긴축에 나섰음에도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절대적인 고용 증가 폭이 둔화하는 만큼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넌지시 보낸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선택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4월 신규고용 25.3만 ‘예상 상회’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5만3000개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개)를 큰 폭 상회했다. 직전 월인 올해 3월 당시 16만5000개보다 증가 폭이 늘었다. 노동부는 이전 2월과 3월 수치는 각각 14만8000개, 16만5000개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3.4%로 전월(3.5%)보다 낮아졌다. 시장 예상치(3.6%) 역시 밑돌았다. 3.4% 수준이면 지난 1969년 이후 54년 만에 가장 낮다고 CNBC는 전했다.

전문사무 서비스업(4만3000개), 보건의료업(4만개), 레저·접객업(3만1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금융업 역시 2만3000개 증가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의 예상치 못한 연쇄 파산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뜨거웠던 것이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6%로 전월과 같았다.

임금 상승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5% 늘면서 예상치(0.3%)를 상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4% 증가했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4.4시간으로 한 달 전과 똑같았다.

이는 연준의 역대급 긴축에도 노동시장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자리 과열, 특히 임금 급등 현상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양상을 두고 “주택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을 봤을 때 인플레이션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매우 과열돼 있는) 노동시장도 더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고용 둔화중” vs “여전히 과열”

다만 이를 둘러싼 시장 내 해석은 약간씩 달랐다. 모건스탠리는 “이전 2개월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하향되면서 (절대 수치로 보면) 고용은 완만하게 둔화하는 추세”라며 “올해 중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하향 조정으로 3개월 평균 신규 고용은 34만5000개에서 22만2000개로 줄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이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경기 침체 우려를 줄여줬다는 뜻이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의 지나 볼빈 대표는 “이전에는 뜨거운 고용보고서가 증시를 끌어내렸으나 지금은 시장이 지지를 받고 있다”며 “(고용 호조로 인해) 연착륙이 가능하고 침체가 임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식”이라고 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천천히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 침체론에 대해서는 “그 예측은 너무 과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고용 상황은 인플레이션이 4.5%에서 3%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임금 상승률은 변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연준의 다음 선택지다. 월가는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00~5.25%까지 올리면서 인상 중단 신호를 넌지시 내보인 직후 신규 고용 규모가 줄고 있다는 보고서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추후 동결 기조에 더 무게가 쏠려 있다. 노동시장이 좀처럼 확 꺾이지 않는 게 침체를 피할 수 있는 증거라는 긍정론까지 나온다.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은행 위기 역시 동결 재료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은 다음달 FOMC에서 (5.00~5.25%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규 일자리가 계속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만큼 추가 인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단기적으로 인상 기대를 다소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같은 견해는 당초 월가의 7월 금리 인하 기대를 다소 옅게 하는 분위기다. 적어도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1.5%로 보고 있다. 전날 90.8%와 비슷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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