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정서 ‘성폭행 혐의’ 심문 받는 영상 공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정에서 27년 전 자신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심문을 받는 비디오 영상이 공개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영상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레이드 마크인 남색 정장과 밝은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법원에 출석해 심문을 받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상대로 성폭행 혐의를 제기한 E. 진 캐럴을 가리켜 “미치광이(nut job)”라며 그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영상 증언은 지난해 10월 녹취된 것으로 전날 배심원단을 위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공개됐다.
패션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캐럴은 지난 1995년 또는 1996년 뉴욕시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2019년 폭로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자신을 조롱하자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상 증언에서 “그는 거짓말쟁이이고 정말로 아픈 사람이다. 정신적으로 아프다”라며 “그는 내 타입이 아니다”는 언급을 반복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80년대 열린 한 행사에서 캐롤과 당시 캐롤의 남편을 만난 사진이 제시되자, 자신이 그녀를 두 번째 부인인 말라 메이플스로 착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사회자였던 빌리 부시와 2005년 나눈 대화 내용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트럼프는 당시 기혼 여성을 유혹한다면서 성추행한 경험을 자랑하면서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속어까지 거침없이 내뱉었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해당 대화가 담긴 비디오 영상이 유출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엑세스 할리우드> 비디오 관련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라커룸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인들이 여성과 성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면서 “역사적으로 스타들에게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증언 절차는 모두 끝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직접 출석을 제외하면 배심원단의 평결을 내리기 위한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민사 재판에 직접 출석하지 않을 것이 유력하지만 4일 아일랜드의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마도 출석할 것”이라며 법정에 직접 나갈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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