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아프리카 3개국 정상급 면담…"지속 가능한 협력 구축"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현지시간 5일 아프리카 국가인 말라위, 시에라리온, 감비아의 정상급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했습니다.
한 총리는 이들에게 아프리카와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부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한 총리는 먼저 런던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과 면담했습니다.
한 총리는 차퀘라 대통령에게 "한국은 말라위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2∼3년에 국한된 협력이 아니라 수 세대에 걸쳐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서울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힌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2030년 부산엑스포 등을 통해 한국이 아프리카와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세계의 공동 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말라위는 인구 2천만 명의 비교적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이다.
최근 열대성 폭풍 사이클론 '프레디'로 인해 1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국 정부는 20만 달러(약 2억 7천만 원)를 지원했습니다.
차퀘라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은 열대 폭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사의를 표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차퀘라 대통령은 또 말라위가 극도의 빈곤과 기후변화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한국이 극도의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 발전을 이룬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공유받고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한 총리는 이어 하얏트리젠시 처칠 호텔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시에라리온은 서아프리카의 인구 800만 규모 국가로 2000년대 초반까지 10여 년간의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전 종식 이후에는 선거로 선출된 민주 정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총리는 비오 대통령에게 양국이 지난해 체결한 개발협력 업무협약(MOU)을 언급, 이 협약에 맞춰 교육, 인적자원, 농업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특히 "한국의 전자통관시스템이 가나 등 아프리카 주요국에 수출돼 세수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시에라리온과도 이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비오 대통령은 전자통관시스템 관련 한 총리 제안을 환영하고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의 이행과 관세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양국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자고 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다음 달 대선에서 재임에 도전하는 비오 대통령은 "재임에 성공하면 인적자원, 교육, 농업, 식량안보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들 정책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마지막으로 무함마드 잘로우 감비아 부통령을 하얏트리젠시 처칠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감비아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인구 260만 명 국가로 국토 크기가 한반도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22년간 이어진 독재정권을 2017년에 청산하고 민주정권을 세웠습니다.
잘로우 부통령은 한국 정부가 보건, 농업 분야에서 감비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특히 'K-라이스벨트 사업'으로 불리는 한국과의 농업 협력이 식량문제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보건 인력·시설 부족 문제와 디지털 경제 발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들 영역에서도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한 총리는 청년직업훈련, 운송, 교역 등에서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기를 원한다고 밝혔고 식량안보, 인적개발, 보건 관련 협력을 입을 모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 정부는 그간 외교 사각지대에 있었던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고 한 차원 더 심화하고자 한다"며 "한 총리도 내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2030년 부산엑스포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장기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발전 경험을 공유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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