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때려도 버티는 中 화웨이…내수·보조금·자체 개발이 비결
2019년 중국의 스파이 활동 연루 의혹과 함께 미국 정부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의 거대 IT기업 화웨이가 내수 위주의 경영과 자체 개발,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에 힘입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FT는 최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해 기존의 미국산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대체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달 화웨이 광둥성 둥관 R&D 단지에서는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ERP 개통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동안 화웨이는 미국산 오라클 ERP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3년 전부터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ERP 업데이트가 안 되면서 자체 개발에 나선 것이다. 타오징원 화웨이 사장은 “오늘 우리는 (미국의) 제재를 돌파했다고 자랑스럽게 선포한다”며 “우리는 살아남았다”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지난 4년간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여야 했다. 2019년 경제 제재 이후 화웨이는 미국 정부 허가 없이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거나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당했다. 회사의 매출과 순이익, 시장점유율은 곤두박질 쳤다. 국내에서도 5G(5세대 이동통신) 설비에 화웨이 장비를 쓰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후 2021년 화웨이는 매출이 전년 대비 3분의 1로 줄었고,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부문을 매각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이후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R&D와 내수 진작에 집중 했고, 그 결과 상당 부분 서방 국가의 장비와 서비스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화웨이에 65억5000만 위안(약 1조2500억원)을 화웨이에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전년 대비 2배에 달하는 돈이다. 화웨이는 또 지난해 매출액의 4분의1을 R&D에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화웨이는 해외 장비를 국산화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얻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미국 경제제재 이후 1만3000개 이상의 부품과 4000개 이상의 회로 기판을 재설계해 국산화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하고 있는 반도체 첨단기술 ‘리소그래피’에도 화웨이는 도전장을 내고 있다.
아직 화웨이는 작년 기준 순이익 356억 위안(6조8000억원)으로 2019년 627억 위안(12조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멍완저우 화웨이 순환회장은 “스토리지와 클라우드 같은 기술에 꾸준히 투자하겠다”면서 ‘대미항전’의 의지를 불태웠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달 국가정보원의 화웨이 장비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국정원은 당시 “우리 정부 기관ㆍIT 보안업체의 국제사회 제재 위반 연루로 인한 피해 방지 차원에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화웨이를 포함한 국제사회 제재 IT제품 도입현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주도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국내 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취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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