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 해제됐지만…美 2년 내 ‘새로운 변이 창궐’ 경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이 2년 내 오미크론 바이러스와 같은 변이가 다시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현지 시각 5일 워싱턴포스트(WP)는 전염병 전문가들이 향후 2년 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필적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확률이 약 20%라는 심각한 경고를 백악관에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달 11일로 예정된 코로나19 공중비상사태 종료를 앞두고 바이러스, 면역생물학 등 전문가 10여 명을 불러 백신과 치료를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최근 몇개월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크게 줄어들어 지난주 확진자는 총 8만 명 미만이었습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공중비상사태 종료에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오미크론과 싸우는데 적응된 면역 체계를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트레버 베드퍼드 연구원은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미크론과 같은 규모의 변이 전파가 한 번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현시점부터 2025년 5월까지 같은 규모의 전파가 일어날 확률이 40%”라고 예측했습니다.

베드퍼드 연구원은 팬데믹 초기 2년보다 현재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 출몰 가능성이 작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댄 바로우치 교수는 “아무도 (변이 발생 확률이) 0%나 80%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극소의 가능성보다는 높으며 확실하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스크립스 중개연구소(SRTI)의 에릭 토폴 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토폴 소장은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에 바이러스가 들어가 잠복기를 거치고 진화한 뒤 다른 사람에게 새 변이를 전파하면 이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더 병원성이 강하고 악성이며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으나 더 많은 전염으로 이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드퍼드 연구원도 한 사람이 이미 널리 퍼진 바이러스와 다른 변이를 갖고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면 전파 범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이러한 변종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바라우치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에 최적화된 면역 체계를 피하는 변이가 발생한다고 해도 면역세포인 T세포에 의해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은 전문가들의 분석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면서 “행정부는 정부 안팎 여러 전문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