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늘 75세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악천후 예보에도 환영인파 '북적'

정윤영 기자 이유진 기자 2023. 5. 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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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오후 6시20분 막 올려…해리 왕자·한덕수 총리·美 영부인 등 200여개국 대표
영연방 14개국 결속력 다지고 젊은층 지지 끌어올려야
6일(현지시간) 찰스 3세는 선대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8개월 만인 6일(현지시간) 대관식을 치른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이유진 기자 =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런던 시간으로 6일 오전 10시20분, 한국시간 오후 6시20분께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부부의 행렬로 막을 연다.

로이터통신과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찰스 3세는 6일(현지시간) 선대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8개월 만에 대관식을 치른다. 이번 대관식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이후 영국에서는 70년 만에 열리는 행사다.

이날 행사는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가 버킹엄궁에서 '다이아몬드 주빌리 코치' 마차를 타면서 시작된다. 이후 국왕 부부는 버킹엄 궁 앞으로 늘어선 1.3㎞ 직선 구간인 더몰부터 트래펄가 광장~화이트홀(정부중앙청사) 등을 거쳐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약 2.1㎞ 구간을 30분간 행진할 예정이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한 국왕 부부는 대관식에서 왕관을 쓰고 성스러운 기름 부음 의식을 받는다. 해당 의식에 사용되는 기름은 성스러운 기름을 뜻하는 '성유'로 불린다.

본격적인 대관 의식에서 찰스 3세는 일생에 단 한 번 착용하게 되는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쓰고 양손엔 왕권을 상징하는 보주(寶珠·구체로 된 장식품)와 홀(笏·scepter)을 든다. 왕관의 무게는 2.23㎏에 달하며 무려 보석 444개가 박혀 있다. 커밀라 왕비는 메리 왕비의 왕관을 다시 쓴다.

대관식에서 그는 1911년 조지 5세를 위해 만들어진 코트인 '슈퍼 투니카'를 입고 그 위에 '로브 로열' 망토를 추가로 걸친다. 검대(劍帶)와 장갑도 조지 6세가 착용한 유물을 재사용할 예정이다.

대관식에서 왕관을 쓴 찰스 국왕 부부는 황금을 가득 실은 '황금 마차'를 타고 정부중앙청사(화이트홀) 앞 도로를 거쳐 트래펄가 광장으로 간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킹엄궁까지 1km 길이의 도로 '더 몰'을 따라 버킹엄궁으로 복귀한다.

수천 명의 군인들이 국왕 부부를 호위하며,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어 국왕 등 왕실 가족들이 버킹엄궁에 돌아와서 발코니에 나와 인사를 하면 모든 행사는 마무리된다.

이번 대관식은 선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때보다 단축돼 진행될 예정이다. 또, 80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행사에 참석 인원은 2000여명으로 줄었다.

국왕과 사이가 틀어진 차남 해리 왕자는 부인 메건 마클은 미국에 남겨둔 채 홀로 대관식에 참석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203개 국가 및 단체를 대표해 2300여명의 내빈이 대관식에 참석한다.

5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시민들이 버킹엄 궁 앞 직선 구간인 더몰 앞에서 야영을 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행사 당일 악천후와 소나기 예보에도 찰스 3세의 지지자들은 축하하기 위해 전날부터 야영을 쳤다.

69세 바바라 크라우더는 '코로네이션 스트리트(대관식 거리)' 현수막을 걸면서 야영을 쳤는데, 그는 당초 야영을할 생각이 없었지만 행사를 보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야영을 하지 않으면 국왕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고 BBC에 전했다.

남편, 두 딸과 함께 야영을 친 케이티 고든도 "대관식을 위해 야영을 쳤다. 우리를 위해 페이스페인트를 샀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그림을 무료로 그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영연방 14개 국가들과의 결속력을 다지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왕실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됐다.

지난달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 가운데 군주제에 대해 우호적으로 답한 응답자는 53%에 달한 반면 18~24세 젊은층에서는 긍정 답변이 26%에 그쳤다. 불과 4년 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군주제를 옹호하는 젊은층 여론이 48%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지지율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찰스 3세의 대관식을 앞두고 현지 보안 당국은 최대 2만90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하는 등 본격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관식 당일엔 전문 경찰관 2500명을 포함해, 1만1500명 이상의 경찰이 배치돼 수십 년 만에 하루 규모로는 가장 많은 경찰이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당국은 런던 중심부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범죄 혐의로 수배 중이거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이들의 얼굴을 사전에 미리 등록해두고, 이들을 수색해낸다는 계획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남이다. 왕세자였던 그는 여왕의 서거와 동시에 자동으로 왕위를 승계했기 때문에 약 8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대관식은 그의 왕권을 공인받기 위한 헌법상의 형식적 절차다.

1948년 12월 영국 버킹엄 궁에서 출생한 찰스 3세는 1952년 할아버지 조지 6세가 사망, 영국 최장수 군주였던 어머니 밑에서 한평생을 즉위를 기다리며 최장기간 왕세자로서 후계자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일찍이 왕세자로 낙점된 '준비된 국왕'이었지만 다이애나비와의 이혼한 뒤 불륜 관계를 이어온 카밀라 파커 보울스와 재혼해 논란이 되기도했다.

영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6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성대하게 치러진다. 찰스 3세는 대관식에서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아 영국과 14개 영 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음을 선포하게 된다. 찰스 3세는 4살 때인 1952년 여왕이 즉위하며 왕위 승계 서열 1위가 됐다. 9살이던 1958년 영국 왕세자로 정식 책봉된 이후 65년, 거의 평생을 기다려 온 순간이 오는 6일 대관식을 통해 펼쳐지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 이후로 이어진 전통으로, 찰스 3세는 이 곳에서 대관식을 치른 40번째 국왕이 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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