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위스키 팔아요"…어? 공병이었네, 그래도 모셔간다

유예림 기자 2023. 5. 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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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류 업계가 연이어 위스키 한정판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류 업계는 한정판 위스키를 잇달아 선보이며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장기 고객 포섭에 나섰다.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은 위스키 한정판 출시에 대해 "고연산 제품을 중심으로 한정판이 많이 나오는데, 희소성을 강조하면서 위스키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게 숨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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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GS리테일 '위-런'(위스키+오픈런) 행사가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시내 GS리프레쉬 매장에서 고객들이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줄서서 대기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2000병을 비롯한 싱글몰트 위스키 12종 5000여병을 판매한다. 2023.03.10.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류 업계가 연이어 위스키 한정판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정판으로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젊은 세대에서 커진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유행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2년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2만7038t(톤) 전년 대비 72.6%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의 수입량은 11.3%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량은 8443t(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통계 집계 이후로 역대 1분기 기준 최고 수치다.

주류 업계는 한정판 위스키를 잇달아 선보이며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장기 고객 포섭에 나섰다.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은 위스키 한정판 출시에 대해 "고연산 제품을 중심으로 한정판이 많이 나오는데, 희소성을 강조하면서 위스키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게 숨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열흘 새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40년 마스터클래스 컬렉션 6병, 로얄살루트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 9병, 로얄살루트 포시스 오브 네이처 바이 케이트 맥과이어 1병을 국내에 한정 출시했다. 가격대는 각각 2000만~3000만원대에서 1억원까지 형성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가격이다.

하지만 주류 업계는 연쇄 효과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저연산 위스키는 병 포장에 연산을 작은 글자로 표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연산을 선호하는 시장"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수천만원대 위스키를 사진 못해도 고급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정판을 출시해 위스키 원액의 희소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는 다른 위스키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연쇄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위스키 공병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사진=중고나라, 번개장터 갈무리

한정판으로 나오는 위스키는 공병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위스키 공병은 가정, 술집 소품 등 인테리어용이나 개인 소장용으로 쓰인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로얄살루트 32년산 한정판 공병은 4만5000원~5만원, 맥켈란 18년은 6만5000원에 거래됐다. 판매 게시물에는 '희귀 제품', '코르크 약간 손상', '내부 세척 깔끔', '훼손 없음'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공병, 뚜껑, 패키지 상자 등의 상태가 좋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일수록 소장 가치가 높아 가격도 비싸다.

직장인 이연지씨는 올해 초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글렌피딕과 산토리 공병 총 7병을 6만원대에 판매했다. 이씨는"저렴한 가격에 올려서 그런지 게시글을 올리고 2시간 만에 '모셔가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며 "팔릴 줄 몰랐는데 꾸준히 공병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고연산 위스키를 다 마시고 나면 또 판매 글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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