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이어 아파트도 역전세난…위험도 더 커진다
[앵커]
과거 계약 당시 전세 시세보다 더 낮아져 계약 갱신 때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 현상은 빌라를 넘어 이미 상당수 아파트에도 벌어지고 있죠.
최고점에서 성사된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1분기에는 역전세 위험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조성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900세대 규모의 한 아파트.
지난 1일, 전용면적 114㎡짜리 매물이 5억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습니다.
2021년 7억원에 비해 2억원이나 낮아진 겁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매물이 한 100개 이상 쏟아져 나오다 보니까, 들어오시는 분들은 한계가 있고. 서로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다 보니…"
2020년부터 치솟기 시작한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었습니다.
전세 중위 가격과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연속 하락세입니다.
새로 계약을 할 때는 집주인이 차액만큼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의 가능성이 커진 건데, 역전세는 이미 확산일로입니다.
서울에선,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같은 단지·같은 면적 전세 거래 중 2년 전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된 사례가 10건 중 6건이 넘었습니다.
2020년 7월 임대차 3법 시행 뒤 전셋값이 폭등했지만,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전세 수요가 줄자 역전세난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겁니다.
<여경희 /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가격이 고점이었던 2021년 하반기 이후 계약한 임차인들의 전세 만료가 도래할 예정이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역전세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임차인들의 계약 만료 시점에서 보증금 반환 지연에 따른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이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연합뉴스TV 조성흠입니다. (makehm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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