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성관계 적발되면 최고 사형…우간다 국회서 법안 통과

아프리카 중부의 우간다에서 동성 간 성관계에 최대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반(反)동성애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반동성애 법안’ 최종 투표가 끝난 뒤 안네트 아니타 베트윈 우간다 국회의장은 “이 법안이 1명을 뺀 모든 의원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의회를 통과한 수정 법안에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나 미성년자와의 동성 간 성관계 적발 시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성애를 조장하면 최대 징역 20년이, 일반 동성애 미수 범죄에는 최대 징역 10년이 각각 선고된다는 내용도 있다.

법안은 그러면서도 “동성애자로 추정되거나 의심되는 이라도 동성애자와 성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예외를 두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LGBTQ)로 확인만 돼도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과 동성애 의심 행위 신고를 의무화한 조항은 삭제됐다.

의회는 다만 HIV 감염자의 성행위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행위 등 소위 ‘악질 동성애 성관계’가 적발되면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해달라는 무세베니 대통령의 권고를 거부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수정 법안에 따르면 이런 ‘악질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4년, 단순한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할 수 있다.

이 밖에 동성애 활동을 모집, 홍보, 후원하면 징역 20년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혹한 처벌 규정을 대부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이 담긴 이번 법안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반동성애법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AFP는 전했다.

법안은 무세베니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의회는 다시 3분의 2 찬성으로 법안을 확정할 수 있다.

미국은 이 법안이 제정되면 우간다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끔찍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다만 무세베니 대통령도 이 법안 자체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힌 바 있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