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65% 감소’ 포스트 김광현, 이제 ‘답’을 찾았다→성적도 ‘쑥’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5. 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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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타자가 치게 만들어야 하더라."

SSG '포스트 김광현' 오원석(22)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원석은 5일 승리 후 "지난 경기에서 제구가 안 좋았고, 카운트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볼넷이 많았다. 오늘은 유리한 카운트를 생각했고, '공격적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을 했다. 타자가 치게 만들어서 아웃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오원석은 '흔들렸다'고 체감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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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오원석. 인천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결국 타자가 치게 만들어야 하더라.”

SSG ‘포스트 김광현’ 오원석(22)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적이 ‘쑥’ 오른다. 확실히 지난 3년과 다르다. 깨달음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아가고 있다.

오원석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으로 다승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시즌 34이닝으로 리그 15위이며, 평균자책점은 3.44로 리그 14위다. ‘압도적 에이스’라 하기에 무리가 있겠으나 이 정도면 상위권 선발이라 부르기 충분하다.

사사구가 하나도 없는 것이 눈에 띈다. 올시즌 처음이다. 오원석이 선발로 5이닝 이상 던지면서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이 하나도 없었던 경기는 지난해 8월11일 문학 KT전 이후 267일 만이 된다.

좌완으로서 빠른 공을 보유하고 있고, 공을 끝까지 감추면서 던지는 투구폼도 일품이다. 대신 제구가 상대적으로 아쉬운 투수라 했다.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SSG 오원석.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상대적으로 볼넷이 많기도 했다. 2020년 입단 후 2022년까지 3년간 9이닝당 볼넷이 4.68개다. 평균자책점이 5.12로 높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 작년에는 3.63개였고, 시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올해는 다르다. 9이닝당 볼넷을 2.65개로 줄였다. 지난 3년과 비교하면 65% 감소했다. 반대로 탈삼진은 늘었다. 지난 3년간 9이닝당 탈삼진이 7.37개이고, 작년이 7.00개인데 올해는 8.47개다. 평균자책점도 데뷔 첫 3점대다.

발상의 전환이 바탕에 깔린다. ‘볼넷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타자가 공을 치게 만들자’는 생각을 한다. 친다고 다 안타는 아니다. 뒤에 든든한 야수들이 있다. 반드시 탈삼진이 아니어도 아웃만 잡으면 되는 법이다.

오원석은 5일 승리 후 “지난 경기에서 제구가 안 좋았고, 카운트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볼넷이 많았다. 오늘은 유리한 카운트를 생각했고, ‘공격적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을 했다. 타자가 치게 만들어서 아웃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직전 등판인 4월29일 홈 두산전에서 볼넷은 2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몸에 맞는 공이 하나 있었다. 아주 나빴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오원석은 ‘흔들렸다’고 체감한 듯하다. 보란 듯이 무사사구 경기를 만들어냈다.

SSG 오원석.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오원석은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변화구의 감은 괜찮았다. 경기에는 또 다를 수 있다. 걱정도 했지만, 그냥 타자가 치게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선발투수로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긴 이닝을 던지면서, 타자가 때려서 승부가 되게끔 하는 것이다. 그 부분이 된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단순하지만, 쉽게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거의 모든 선발투수는 탈삼진에 대한 ‘로망’이 있다. 오원석이라고 다를 리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길게 잘 던지는 것’이다.

탈삼진이 많으면 투구수가 많아지는 경우가 많다. 맞춰 잡으면 공 하나로도 되지만, 탈삼진은 최소 3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원석이 이 부분을 깨달은 모양새다. 실제로 땅볼/뜬공 비율도 지난해 0.86에서 올해 1.31로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오원석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오원석이 계속 이렇게 호투한다면, 새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와도 선발 경쟁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오원석도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등판해서 좋은 투구 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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