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前여친에 반말로 따진 軍장교…法 "군대기강 위배"

한광범 2023. 5. 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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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하다 헤어진 상관에게 반말을 사용한 남자 장교의 행동은 징계 사유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군 장교인 남성 A씨는 약 두달 간 교제했던 여성 상관 B씨를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21년 5월 한 교육 과정에서 훈육관으로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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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훈육관으로 재회…규정위반 신고에 '위협 메시지'
여군장교 숙소 무단침입도…약식명령 이어 근신 10일 징계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교제하다 헤어진 상관에게 반말을 사용한 남자 장교의 행동은 징계 사유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군 장교인 남성 A씨는 약 두달 간 교제했던 여성 상관 B씨를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21년 5월 한 교육 과정에서 훈육관으로 다시 만났다.

교육 과정에서 A씨는 규정을 위반했다.영내에서 음주상태로 고성방가하거나 가족 간병을 이유로 외출한 후 복귀하지 않고 하루 뒤 복귀해 문제를 일으켰다. 이 같은 사실은 훈육관이던 B씨는 이를 적발해 상부에 보고했다.

이 같은 B씨의 행도에 A씨는 감정이 크게 상했다. 그는 규정위반으로 상신이 이뤄진 당일 오후 B씨에게 “공적이란 핑계대며 본인 감정 드러내지 마세요. 기분 더럽습니다”, “방역수칙은 너도 위반했어. 신고자격 없는 거 알았으면 좋겠다”, “관계를 망친 건 너다”, “끝까지 예의 없으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분이 풀리지 않은 A씨는 B씨가 거주하는 여장교 거주시설로 찾아가 만나서 대화를 나누자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자 A씨는 “나와. 소란 떨기 싫으면”이라는 위협적 메시지도 보냈다. 이에 B씨가 “소란 떨기 싫으면 들어가요”라며 재차 거부의사를 밝히자, A씨는 B씨 거주시설에 무단으로 침입해 B씨 방문을 계속 두드렸다.

B씨의 신고를 받은 부대 관계자들이 온 후에야 A씨는 행동을 멈췄다. A씨는 그 같은 행동으로 징계와 함께 군사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그는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가 항고가 받아들여져 최종적으로 근신 10일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주거침입으로 약식기소돼 군사법원에서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그는 반말 메시지와 관련해선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교제 당시처럼 반말로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서 언어폭력이나 폭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거침입에 대해서도 “해당 숙소에 들어가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곽형섭)는 “A씨가 보낸 메시지는 언어폭력이고, 주거침입은 명백한 범죄행위로서 모두 군인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보낸 문자메시지에 대해선 “당시엔 아무런 사적관계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상관인 B씨를 상대로 반말을 사용한 것은 그 자체로 군대 기강을 흐트러트린 것”이라며 “상관이자 훈육관인 피해자가 자신의 규정위반 사실을 적발·보고한 데 대해 이를 비난하는 것으로서 군인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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