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도 사치···서민은 뭘 먹나"···'버거 1만원 시대' 임박

연승 기자 2023. 5. 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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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지난 4월 햄버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 선을 웃돌며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피자는 12%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고 치킨은 물가 둔화세가 멈추고 8개월 만에 상승했다. 이는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단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 압박에 가격 인상 폭이 제한됐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의 부담이 줄지 않을 경우 다시 가격 인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외식물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냉면은 2만 원, 햄버거는 1만 원 시대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부담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4월 햄버거 물가상승률 17.1% 19년 만에 최고···소비자물가 상승률 4.6배 달해 햄버거 프랜차이즈, 지난해 이후 가격 2∼3차례씩 인상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 14개월 만에 3%대 하락 불구 햄버거 등 고공행진냉면 등 ‘누들플레이션’에 이어 ‘버거플레이션’까지 직장인들 점심 부담 가중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의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1% 올랐다.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2004년 7월(19.0%) 이후 1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햄버거의 물가 상승률은 2월 7.1%에서 3월 10.3%에 이어 지난달 17%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또 피자 물가 상승률은 12.2%로, 2008년 11월(13.2%) 이후 1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8.8%에서 2월 10.7%, 3월 12.0%로 올랐고, 지난달 소폭 더 상승했다.

둔화세를 보인 치킨도 반등했다. 치킨의 물가 상승률은 6.8%로 전월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치킨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11.4%)부터 올해 3월(5.2%)까지는 7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상승세가 멈췄지만, 프랜차이즈들이 주로 운영하는 햄버거, 피자, 치킨 등의 외식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의 4.6배에 달했고 피자는 3.3배, 치킨은 1.8배였다. 햄버거와 피자, 치킨 등 외식 물가가 오른 것은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롯데리아는 2021년 12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린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도 5.5% 인상했고, 올해 2월 또다시 5.1% 올렸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2월, 8월에 이어 올해 2월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올렸고, 버거킹은 지난해 1월, 7월에 이어 올해 3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KFC도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올해 2월까지 세 차례 인상했고, 맘스터치는 지난해 2월과 8월에 이어 올해 3월까지 세 차례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피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3월 일부 피자 단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올해 2월 피자와 사이드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월과 8월 두차례 인상했고, 피자헛, 파파존스, 피자알볼로 등도 지난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는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가 이달 3일 소비자 권장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이로 인해 간장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통상 배달료가 3000∼5000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치킨 한 마리를 배달해 먹을 경우 3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정부, 인상 자제 요청했지만···나중에 한번에 인상 가능성도

햄버거, 피자, 치킨 등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가루와 식용유를 비롯한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 비용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제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스타벅스, 롯데리아, 교촌에프앤비, bhc, 제너시스BBQ, 맘스터치, 본죽, 피자알볼로, 김가네김밥, 바르다김선생, 얌샘김밥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외식 업체들도 물가 안정을 위해 아직은 협조하고 있지만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등이 고점 대비 하락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기·가스 요금처럼 향후 한꺼번에 큰 폭으로 인상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국민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 따라주는 분위기였지만 원자재, 인건비 등 부담이 높아질 경우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에 직장인들 점심 걱정 태산···"점심값 지원돼도 부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반면 외식은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19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푸드코트 모습. 연합뉴스

냉면을 비롯해 햄버거 등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점심 식사 비용이 일정액 지원되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외식물가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한 직장인은 “몇 년째 점심 값 보조 금액은 제자리 걸음인데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점심 식사가 굉장히 부담이 된다"며 “도시락을 싸올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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