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청년층 탈모 치료` 지원책 내놓는 지자체…포퓰리즘 갑론을박

김광태 2023. 5. 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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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자체들이 잇따라 청년층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탈모 증상이 과거와 달리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사회적 질병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청년층 치료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긍정적 의견과 위급성이나 심각성이 낮은 탈모 치료비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하다는 부정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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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검사. 연합뉴스

최근 지자체들이 잇따라 청년층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탈모 증상이 과거와 달리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사회적 질병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청년층 치료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긍정적 의견과 위급성이나 심각성이 낮은 탈모 치료비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하다는 부정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6일 부산 사하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3일 본회의를 열고 강현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하구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탈모 지원 대상은 사하구에 1년 이상 거주한 19∼34세 청년으로, 병원에서 탈모 진단을 받으면 경구용 치료제 구매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청년 탈모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한 것은 서울시 성동구, 충남 보령시, 대구시에 이어 부산 사하구가 전국에서 4번째다.

서울 성동구는 만 39세 이하 구민에게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의 50%를 연 20만원까지, 충남 보령시는 만 49세 이하 시민에게 탈모 치료비 전체를 연 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대구시는 현재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중이다. 이밖에 서울시의회에도 청년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조례안이 발의돼 있다.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명분은 청년 층의 경우 취업과 결혼 등 사회생활에 탈모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을 무시하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탈모 증상을 겪는 청년층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3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 탈모 인구수는 33만4723명에서 33만5437명, 34만9797명으로 늘고 있다. 특히 20∼34세 청년 탈모 인구수는 7만5227명에서 7만6625명, 7만8167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비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탈모 치료비 재정투입은 과도하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청년층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겪는 실업·주거 등의 복지도 부족한 상황에서 재정 우선순위를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성호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 측에 "일반적으로 치료비 지원과 같은 정책을 실시하면, 수요가 폭발해 필요한 예산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올라간다"며 "한 지자체에서 지원하게 되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잇따라 이 정책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나라에서 재원을 책임지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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