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갤3’, 아웃사이더여! 영원하라[MD칼럼]
[곽명동의 씨네톡]
‘가오갤’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은 유희정신으로 충만하다. 시리즈를 대표하는 ‘끝내주는 노래모음’ 음악의 경쾌함부터 심각한 상황에서도 춤을 추고 노래하는 즐거움에 이르기까지 그의 슈퍼히어로무비는 언제나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럽다. 끊이지 않고 쏟아지는 농담과 유머도 그의 전매특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가운데 ‘가오갤’ 시리즈는 유일한 ‘B급 코미디’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건 감독은 1996년 데뷔작 ‘트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자신의 B급 정서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재기발랄하게 패러디한 이 영화는 뻔뻔함과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심각한 건 딱 질색이야’라는 태도로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빈다. 펑크 성향이 짙은 이 영화에서 그는 아웃사이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가오갤3’는 그의 작품 가운데 아웃사이더의 정신과 매력을 가장 도드라지게 표현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가오갤3’는 첫 장면부터 라디오헤드의 ‘크립(Creep)’으로 시작한다. 로켓(브래들리 쿠퍼 목소리)은 노웨어 행성의 길거리를 걸으면서 “하지만 난 소름 끼칠 만큼 별로인 사람이지. 난 별종이야”를 따라 부른다. 처음부터 아웃사이더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이 영화에 부제를 단다면 ‘로켓 비긴즈’가 될 것이다. 그가 왜 삐딱하고 냉소적인 캐릭터인지를 탄생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여준다.
로켓은 출생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유전자 조작을 일삼는 빌런인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에 끌려가 생체 실험을 당한다. 이 빌런은 불완전한 생명체를 완벽하게 바꾸려는 ‘계몽주의자’다. 그의 야심대로 ‘완전한 생명체’로 구성된 세계는 평화와 번영으로만 이루어질까. 건 감독은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인사이더가 있다면, 아웃사이더도 있어야한다. 그렇게 조화로운 세상이 완성된다.
DC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까지 포함하면 건 감독이 아웃사이더와 사회부적응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3편의 로켓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히어로로 재탄생하며 세상을 구원한다. 그는 하이 레볼루셔너리를 향한 복수심을 쿨하게 버린다. 아웃사이더에게 복수심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 포용, 용서는 건 감독의 영화에 흐르는 핵심 테마다. 그는 ‘가오갤3’에서 이렇게 외치는 듯 하다.
“아웃사이더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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