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히’ 박은빈에게 ‘품격 없다’고 돌을 던지나 [MK픽]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shinye@mk.co.kr) 2023. 5.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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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진 수상 소감은 아니었다.

많은 이들에게 마음 속 울림을 전한 박은빈의 진실된 수상 소감을 감히 누가 마음대로 폄하할 수 있었을까.

누가 박은빈의 수상 소감에 '18살도 아니고 30살이나 먹었으면 울고불고 콧물을 흘린다'고 돌을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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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은의 만화경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한 박은빈. 사진| 유용석 기자
멋들어진 수상 소감은 아니었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진심이 가득찬 수상소감이었다. 배우로서의 고민, 동료에 대한 감사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감히’ 누가 그 수상소감에 대해 ‘18살도 아니고 30살이나 먹었으면서’, ‘30번 이상 절하면서 자빠지고 엉엉 울고’라고 폄하할 수 있을까.

배우 박은빈은 지난 4월 28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제 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로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극 중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 역을 맡아 열연한 박은빈은 자신이 이름이 호명된 직후 눈물을 보였다. 무대로 오르며 거듭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고, 무대에 올라 7분 가량의 스피치를 진행했다. 중간중간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느낀 한계 고민,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동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진실되게 전달했다. 그리고 수 많은 이들은 그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했고, 수상 소감에 공감했다.

많은 이들에게 마음 속 울림을 전한 박은빈의 진실된 수상 소감을 감히 누가 마음대로 폄하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그 어렵고도 무례한 일을 대중문화평론가 김갑수가 행했다.

깁갑수는 지난 1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팟빵 매불쇼’(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의 ‘한낮의 매불 엔터’ 코너에서 “대단히 미안하지만 대상을 받은 박은빈씨. 훌륭한 배우고 앞으로도 잘 할 거다. 근데 울고불고 코 흘리면서 아주”, “시상식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 앞에서 감정을 격발해서는 안 되는 거다”, “훌륭한 배우이기 때문에 아끼는 마음으로 얘기를 하는데 호명이 되니까 테이블에서 무대에 나오기까지 30번 이상 절 하면서 나온다. 주위 모든 사람에게”, “이게 무슨 예의냐. 언제부터 그렇게 자빠지고 팡파르가 터지고 막 이러고 나와서 울고. 품격이라는 것도 있어야 한다. 심지어 18살도 아니고 30살이나 먹었으면 송혜교씨한테 배워라”, “너무 기쁜 건 알겠는데 콧물 흘려가면서 울고불고 하던데 그러지 좀 마시라”라고 박은빈의 수상 소감에 대해 비난했다.

김갑수의 발언 이후 누리꾼들은 갑론을박 중이다. 김갑수의 발언에 대해 ‘소신’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지만 대체로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갑수는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시상식의 경우에 두 가지를 지적한 것이다. 하나는 스피치 내용이 없고, 개인을 향한 감사 인사만 반복된다는 부분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는 최소한의 감정 억제가 필요하다. 스스로 감격한 것을 눈물로만 드러내는 것이 너무 일반화되어 있다. 박은빈을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대상 수상자고, 가장 드러난 인물이라 예시로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과연 김갑수의 말은 ‘건전한 지적’이었을까. 아니다. 오히려 그의 말은 ‘지적’보다는 ‘무차별적 폭언’에 가까웠다. 수상 소감에서 기뻐도 눈물을 흘리지 말고, 고마워도 감사를 표하지 말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다. (품위를 지킨다는 게 사실 뭔지 모르겠다.) 그런데 박은빈의 수상 소감이 ‘품위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할 정도였나.

박은빈이 전한 ‘감사’의 마음을 깎아내리고 품위가 없다고 폄하하는 건 누가봐도 도가 지나치다. 누가 박은빈의 수상 소감에 ‘18살도 아니고 30살이나 먹었으면 울고불고 콧물을 흘린다’고 돌을 던지나. 남의 진심을 자기 마음대로 평가하고 비난하기 전에 자신의 스피치가 ‘대중문화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스피치로 적절했는지, 자기의 스피치가 진정으로 ‘품격’이 있었는지 먼저 돌아볼 일이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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