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시멘트 대란 끝났다고? 아직 일감 없어요"…현장 곡소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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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갠 뒤 화창한 날씨에, 한창 바삐 돌아가야 할 경기 남부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은 오전부터 여유가 넘친다.
이 시공사는 10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시멘트를 공급받기로 했는데도 필요한 만큼 공급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공사 현장 근로자들은 근로 시간이 아닌 작업량을 기준으로 급여를 받는데, 시멘트를 목표치만큼 받지 못하는 날에는 일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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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갠 뒤 화창한 날씨에, 한창 바삐 돌아가야 할 경기 남부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은 오전부터 여유가 넘친다. 건물의 뼈대가 되는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일감'이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를 실은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들어와야 할 때지만 지금은 최소 10분은 기다려야 차량 1대를 겨우 볼 수 있는 정도다.
A 현장 소장은 "정상적이라면 오전에 레미콘 차량이 150대는 와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50대만 들어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날에는 레미콘 차량 100대를 확보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다른 공사 현장에서 취소한 물량을 운 좋게 구했다고 했다.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는 시멘트 대란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전히 시멘트를 구하지 못해 공사기간 연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현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요소수 파동, 철근 등 자재 파동, 화물연대 파업 등 영향으로 발주처에 공기 3개월 연장을 신청했다. 이후 상황이 나아지는가 싶더니 올해 2월 말부터 다시 시멘트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또다시 공기 연장을 요청해야 할 상황이다. 정상적으로 공사가 돌아갔다면 올해 1월에는 이미 골조가 완성돼야 했다. 2021년 여름 착공했으니 3년째 골조 공사만 하는 셈이다.
이 아파트는 총 18개 동으로 하루에 3개동을 1개층씩 콘크리트 타설을 목표로 한다. 3개동을 6일 동안 돌아가며 1개층씩 쌓는 일정이다. 하루에 필요한 시멘트의 양은 최소 900㎥, 레미콘 차량으로 치면 150대 정도다. 이 시공사는 10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시멘트를 공급받기로 했는데도 필요한 만큼 공급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시멘트 수급에 따라 공정 일정을 조절하는 것이 시공사의 능력이라지만, 문제는 대중이 없다는 점이다. A 소장은 "예를 들어 300㎥라도 꾸준히 들어오면 작업팀 인원을 줄이는 등 공정을 조절하면 되지만 어느 날은 300㎥, 또 어떤 날은 600㎥가 들어오는데 언제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니 계획을 짤 수가 없다"며 "골조가 끝난 현장들은 피해가 덜하지만, 골조 공사 중인 현장은 엄청난 고통을 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매일 시멘트 수급량이 다르다 보니 인력 관리도 어렵다. 공사 현장 근로자들은 근로 시간이 아닌 작업량을 기준으로 급여를 받는데, 시멘트를 목표치만큼 받지 못하는 날에는 일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근로자들은 "일감 많은 현장으로 가겠다"며 이탈하기 시작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 수급 문제를 오로지 건설사들만 짊어지고 있는데, 이를 분담할 수 있도록 공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공급을 늘릴 수는 없으니 현실적인 방법으로 발주처에서 공기 연장을 적극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국토교통부에서도 이를 권장하는 지시를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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