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빨간 넥타이 부대" 북한의 조선소년단
◀ 김필국 앵커 ▶
어제는 어린이날이었죠. 그런데 북한에선 어린이날에 해당하는 날이 한 달 뒤인 6월 6일인데요. 조선소년단 창립을 기념하는 날이랍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오늘은 이 조선소년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때 북한에서 소년단이셨던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소년단이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는 자동적으로 방탄소년단 BTS가 떠오르잖아요. 북한에서는 조선소년단이라고요?
◀ 나민희 ▶
사실은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소년단은 북한이 먼전데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북한에서 조선소년단 하면 조직 생활밖에 안 떠오르는 그런 이름이었는데 굉장히 친근하고 되게 팬이 되고 싶고 그런 분들에 소년단이란 이름이 붙는구나. 저는 보통 초등학교에 통일 교육 강의를 가거나 이럴 때 북한에도 소년단이 있다, 근데 방탄소년단하고는 다르다, 조선소년단이라는 게 있다, 이러면 애들이 되게 관심을 많이 가지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방탄소년단과 조선소년단, 사실 전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남한과 북한의 TV에 자주 나온다는 겁니다.
"경사스러운 명절인 태양절을 맞으며 각지 소년단 야영소들에서 첫기 야영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준비!"
◀ 차미연 앵커 ▶
보시는 곳은 용악산에 위치한 만경대 소년단 야영솝니다. 북한 TV는 김일성 생일 다음 날인 지난 4월 16일 북한 각 지역에서 소년단원들의 야영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김정은 원수님의 뜨거운 사랑이 깃들어 있는 우리 야영소에서 룡악산의 풍치를 부감하는 등산활동 이런 다채로운 활동들을 조직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TV는 해양 체육 활동과 체험 활동 그리고 각종 오락 경기 등 야영소의 행사들을 보도했습니다.
◀ 나민희 ▶
저도 예전에 송도원 국제 야영소라고 해서 외국의 학생들도 야영하러 오고 그런 곳인데 거기에도 한번 갔었습니다. 넥타이를 꼭 매고 입소를 해야 되고 차만 타고 원산에 있다 보니까 한 다섯 시간을 갔었어요. 그래서 갔을 때 보니까 그때 바다를 처음 봤었어요. 그 송도원 거기 바다를 처음 봤었고 그리고 거기서 카라오케도 했었고 게임도 했었고,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자전거를 탔었어요. 그때 삼천리 자전거를 탔었는데 굉장히 예뻤습니다. 북한도 되게 예쁜 자전거를 만드는구나 싶었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까 여기 자전거더라고요. 그 기억이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얼핏 보면 우리도 여가 생활 하면서 가끔 하는 야영하고 비슷하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죠.
◀ 강미진 ▶
저도 열한 살 때 소년단 야영을 갔었거든요. 야영을 가서도 공부하는 동안에 배워야 되는 그런 어린 시절 김일성 어린 시절 그거 다 배워서 서로 나누는 시간, 노래하고 또 체육 시간도 있고요. 야외 야영 같은 경우는 정말 밤에 애들이 산새들이 날아다니고 짐승이 뛰어다니고 놀라서 우는 애들이 엄청 많거든요. 어린 애들이 가니까. 그런 경험도 있습니다.
◀ 나민희 ▶
여기는 한국에서는 잘 놀다 오자 이런 의미가 크다면 북한에서 저희도 야영을 갈 때 기준이 있었어요. 되게 공부를 잘하고 모범적인 학급이 야영에 선발이 되어서 야영권을 가지고 다녀올 수 있었던 거거든요.
◀ 나민희 ▶
거기서도 생활총화를 했어요. 가자마자 했던 것이 거기에 있는 김일성의 동상에서 사진을 찍고 인사를 드리는 일이었고 야영에서도 놀러 가기는 했지만 사상 교육은 멈추지 않는다 이런 큰 차이점을 볼 수 있죠.
◀ 차미연 앵커 ▶
김일성 생일 다음 날에 야영을 시작하는 소년단. 그런데 이 소년단에서는 이때 또 다른 중요한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여기는 평양의 명문 학교인 창덕학굡니다. 김일성이 공부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에서 김일성 생일을 맞아 소년단 전국 연합 단체 대회가 열렸습니다.
"평양시의 학생소년들,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는 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나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세워주시고" "나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세워주시고"
◀ 차미연 앵커 ▶
같은 날 소년단 입단식도 진행됐습니다. 당의 간부들이 소년단에 입단하는 학생들에게 붉은 넥타이를 매 주고 소년단 휘장을 달아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소년단은 소년단 창립일인 6월 6일에 가입한다고 알고 있는데 미리 가입하기도 하나 봐요.
◀ 강미진 ▶
2월 16일은 김정일 생일, 또 4월 15일은 김일성 생일, 이러니까 제일 먼저 모범적인 애들이 2월 16일에 가입을 하게 되고요. 그 다음 두 번째가 4월 15일, 그리고 6월 6일에는 진짜 북한에서는 찌꺼기들이 6월 6일날에 소년단 입단을 한다고 하거든요. 저는 4월 15일에 했습니다. 저희 때는 2월 16일에 입단하는 게 없었어요. 70년대 초였으니까. 소년단 창립 대회 열고 소년단에 입단하는 아이들을 지역 간부들이 나서 넥타이 매어 주고 조선소년단 입단 선서, 나는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면서 이런 순서를 가져요. 그걸로 끝나는 거죠. 그리고 조직 생활이 시작이 되는 거죠.
◀ 나민희 ▶
저는 2월 16일에 입단을 했었거든요. 세 단계에 걸쳐서 시험을 보거든요. 상급생 언니, 오빠들의 교실에 가서 잘 외웠는지, 입단 선서 잘 외웠는지, 소년단 휘장에 담긴 뜻, 넥타이에 담긴 뜻 다 물어봐요. 근데 그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저희 같이 공부한 친구 중에 북한 소년단 당시 구호가 그때 공산주의 건설의 수비대가 되기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 였거든요. 만 아홉 살도 안 됐던 나이에 뭘 알겠습니까. 공산주의 건설의 후대비가 되기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 라고 얘기를 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게 되게 두고두고 남았던 그런 일화가 있기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는 소년단의 상징으로 빨간 넥타이를 말하는데요. 그 의미도 배운다고요.
◀ 나민희 ▶
넥타이를 안 매면 뭔가 옷을 안 입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그 빨간색은 김일성을 따라서 항일 투쟁을 했다고 하는 그 열사들의 피다. 그리고 그 삼각형인데 한쪽이 길고 한쪽이 짧거든요.
"할아버지 붉은 넥타이는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습니까?" "짧은 부분은 소년단을 표시한 겁니다." "그리고 긴 부분은 청년동맹을 표시한 겁니다." "소년단 붉은 넥타이의 삼각형 부분은 당을 표시한 겁니다." "그래요? " "예."
◀ 나민희 ▶
항상 그 의미를 새기면서 넥타이를 매고 반듯하게 잘 다리고 때가 끼지 않게 잘 빨아서 착용을 해야 된다, 늘 이런 교육을 받았었죠.
◀ 강미진 ▶
소년단의 의미라는 거는 항일 투쟁 시기에 아동단이라는 게 있었어요. 어린 아동단원들이 이런 활동을 했는데 일제를 반대하기 위해서 쪽지도 나르고 나팔도 불러서 유인도 하고 이랬는데 우리는 그네들보단 더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더 많이 해야 된다 이러는데 그런 압박감이 있었고, 사실 북한에서 소년단의 총 인원이 한 3백만 명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소년단 창립절이라든가 소년단 대회 이런 거 할 때는 김일성 주석도 그렇고 김정은, 김정일도 그때는 넥타이를 다 매고 중앙당 간부들도 본인들이 다 넥타를 매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넥타이 매고 소년단원들이 한 손에 넥타이를 쥐면 그 넥타이를 받아서 아이들한테 매어 주는 거죠.
◀ 차미연 앵커 ▶
말씀하시는 거 들어 보니까 조선소년단이 정치적 의미가 꽤 많이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제로는 어땠나요?
◀ 강미진 ▶
일단 소년단이 되면 각종 과제들이 주어져요. 꼬마 자금 과제도 주어지고 학교에서 뭘 해야 되는 과제도 주어지고 이런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토끼 2,400마리 키운 것도 소년단 토끼 가족 과제를 마련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게 그 운동이었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이제 과제를 뭐 했는데 뭘 못했다, 또 나는 가정에 누구를 욕했다, 이런 것까지 시시콜콜히 다 나와야 되거든요. 제일 어려웠던 게 진짜 생활총화였어요.
◀ 나민희 ▶
소년단에 가입하면서부터 조직 생활이 일단 시작이 되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북한은 일요일만 쉬다 보니까 토요일날에도 수업을 하는데 토요일날 세 시간 수업 다 끝나고 집으로 갔었어요. 굉장히 좋거든요. 근데 소년단 딱 가입하니까 토요일 수업 끝나고 생활총화를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운동장에 나가서 토요 행진이라는 것도 해야 되고 특히 생활총화가 많이 고달팠어요. 아홉 살인데 정말 그때는 친구, 굉장히 중요한 시긴데 누구를 비판하고 누구는 비판하지 말아야 하고 굉장히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줄곧 소년단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해 왔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해 12월에 연 제9 차 소년단 대회 모습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소년단원들에게 서한을 보내서 북한의 미래이자 앞날의 주인공이라면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높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집권 후 처음 맞은 소년단 창립일에는 북한 각지의 소년단원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등 소년단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저는 비행기를 타고 빨리 평양으로 가고 싶습니다." "빨리 가는 건 좋은데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2013년과 2017년에도 소년단 대회에 직접 참석했고요. 올해 초에는 소년단 대표들에게 선물로 손목시계를 전달하고 별도로 날을 잡아서 기념사진까지 촬영했습니다.
◀ 강미진 ▶
이 선물을 하나 받게 되면요 정말 어떤 느낌이냐 하면 가보의 느낌이 있어요. 어쨌든 김정은 선물로 받은 거니까 대대로 물려 갈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걸 받게 되면 보통 때 충성의 열 배가 상승할 수도 있어요. 그런 효과를 내거든요.
"수령님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 강미진 ▶
그래서 앞으로 자라날 새 세대들이 북한을 이끌어 나가야 된다는 그런 점에서 그런 미래 세대들에 대한 교육에 중점을 두기 위해서 소년단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돌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렇게 소년단을 통해서 어릴 때부터 사상 교육에 집중하는 북한 과연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 강미진 ▶
저희 딸애는 90년생이거든요. 학교 선생님이 뭘 하라고 그러면 이거 왜 해야 되는데요, 이런 건 어른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따지고 드는 그런 게 세대 차이가 나고 지금은 아마도 더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어린아이들을 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 나민희 ▶
어렸을 때 소년단 때부터 항상 들었던 사상 교육은 너네가 지금 여기서 태어나서 이렇게 소년단 생활도 하고 되게 행복하게 사는 거다, 남녘의 애들은 지금 엄청 굶주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었거든요. 결국엔 나중에 다 그게 깨지거든요. 성인이 되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언젠가 이런 교육을 받은 애들이 나중에는 꼭 의문을 가지게 되고 북한 어떤 정권이라든가 사상 교육에 대해서 굉장히 믿지 않게 되는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까, 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크게 효과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소년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듯한 북한의 소년단. 북한 아이들도 이 소년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5월은 가정의 달이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80965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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