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히 수영장 지어놓고…학생도 주민도 그림의 떡, 왜?

임태우 기자 2023. 5.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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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 수영장이 불법 증축 의혹에 휩싸여 다 만들어 놓고도 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수업도 하고 지역 주민도 함께 쓰려고 기껏 만들어뒀는데 개장이 몇 달째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수영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사설업체가 보수 공사 과정에서 1층 수영장과 2층 헬스장 사이에 콘크리트로 중간층을 만들었는데, 교육청이 인허가 없는 불법 증축이라며, 철거하지 않으면 개장할 수 없게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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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수영장이 불법 증축 의혹에 휩싸여 다 만들어 놓고도 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수업도 하고 지역 주민도 함께 쓰려고 기껏 만들어뒀는데 개장이 몇 달째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무슨 사연인지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공립초등학교 수영장.

두 달 전 내부 보수를 마무리하고 개장 채비를 마쳤지만, 지금도 바깥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여기서 진행해야 하는 학교 생존 수영 수업은 모두 미뤄졌습니다.

[학교 관계자 : 공사가 그 안에 끝나면 (생존수영 수업을) 하지만, 아니면 저희들은 인근 수영장을 (알아봐야죠.)]

이곳은 지역 주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학교 복합시설로, 수영장 회원 수백 명도 돈을 내고 몇 달째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장이 미뤄진 건 불법 증축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수영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사설업체가 보수 공사 과정에서 1층 수영장과 2층 헬스장 사이에 콘크리트로 중간층을 만들었는데, 교육청이 인허가 없는 불법 증축이라며, 철거하지 않으면 개장할 수 없게 한 겁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 학교 건물인데 마음대로 증축 공사를 했다, 그래서 지금 원상복구 3차까지 공문이 내려가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업체는 업체대로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오래된 수영장 천장이 무너지는 안전사고가 나지 않게, 학교 측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중간층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후 학교가 뒤늦게 인허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됐으니, 업체 책임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오세호/수영장 운영업체 대표 : 학교와 소통하고 그리고 승인을 받아서 진행한 내용입니다. 더 이상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의해서 (개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청이 반려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학교 측은, 전임자 시절에 이뤄진 일이라며 원칙대로 철거하자는 입장입니다.

서울시교육청까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설픈 학교 행정 탓에,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주민이 떠안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

임태우 기자eigh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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