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 "뛰지마." 성공률 59.1% 염갈량의 뛰는 야구 논란. 그가 원했던 거다[SC초점]

권인하 2023. 5. 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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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야구 아닌가요."

LG 트윈스와 염경엽 감독은 개막 후 내내 도루 논란 속에서 시즌을 치렀다.

상대도 LG의 도루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70%는 넘어야 하는데 LG의 도루 성공률은 분명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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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LG 염경엽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02/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게 야구 아닌가요."

LG 트윈스와 염경엽 감독은 개막 후 내내 도루 논란 속에서 시즌을 치렀다. 염 감독은 올시즌 뛰는 야구로 우승에 도전한다고 했다. 김현수 박동원 등 발이 빠르지 않아 도루를 거의 하지 않는 선수들까지 도루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상대 투수가 몇몇 빠른 주자 뿐만 아니라 발이 느린 주자도 의식을 해 온전히 타자에게만 집중할 수 없게 하려는 전략이었다. 물론 주자를 신경쓰지 않으면 틈새 도루도 할 수 있다.

LG는 많이 뛰었다. 5일까지 3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2루 도루 이후 안타로 득점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4월 25일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서는 4-4 동점인 9회말 1사 1루서 대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가 나와 5대4로 승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도루를 하다보니 실패가 많이 나온다. 상대도 LG의 도루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27번이나 실패했다. 도루 성공률이 59.1%에 불과하다. 보통 70%는 넘어야 하는데 LG의 도루 성공률은 분명히 떨어진다. 도루 실패는 공격의 흐름을 끊기도 한다. 특히 도루 실패 후 안타가 나올 때 더 아쉽다.

도루로 인해 득점이 나오고, 상대 수비가 도루에 신경을 쓰다가 타자들의 안타가 더 많이 나온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팬들도 있고, 도루 실패로 인한 역효과를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도루에 대한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염 감독은 이런 논란을 오히려 반겼다. 오로지 승패만 있는 KBO리그에 이슈를 제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염 감독은 "언론의 기사에도 찬반이 나오고 팬들도 해라, 하지마라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이게 야구라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런 이슈들이 팬들이 야구를 더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내 입장에서는 나와 다른 의견을 듣고 고민하게 된다. 또 다른 팀들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면서 "치고 받고 이기고 지는 것만 야구가 아니라 그 안의 스토리가 야구라고 생각한다. 팀마다 자신만의 컬러를 갖는게 팬들에게도 더 많은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라고 했다.

LG의 뛰는 야구의 영향일까. 최근 다른 팀들에서도 뛰는 야구를 볼 수 있다. KIA는 지난 29일 LG전서 삼중도루를 성공시켰다. 9회초 2사 만루서 한승택과 LG 함덕주의 대결이 진행될 때 3루 대주자 김규성이 3루로 뛰었고, 이를 뒤늦게 알아챈 함덕주가 공을 던졌지만 세이프. 이때 1,2루 주자도 2,3루로 뛰어 삼중도루가 완성됐다.

또 롯데는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서 1루 주자 박승욱이 2루 도루를 시도하고 포수 주효상이 2루로 던질 때 3루주자였던 한동희가 홈을 파고들어 득점을 했다.

최근 야구에서는 감독만의 확실한 팀 컬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예전 적은 훈련 속에 공격야구를 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롯데와 많은 훈련량으로 세밀한 야구를 했던 김성근 감독의 SK가 팬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됐었다. 어떤 야구가 더 옳은 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셌는데 당시 롯데가 하위권에서 벗어나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SK는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적도 좋아 더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염 감독의 뛰는 야구가 2023시즌의 초반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LG 경기에서 주자가 나갈 때마다 도루를 할지, 상대는 저지할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논란이 일고 있으니 염 감독의 1차 목표는 성공이다. 이것이 우승까지 이어진다면 더 바랄게 없는 결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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