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 권지안 "여전히 '나'라는 작품을 그리는 중이죠"[인터뷰S]

공미나 기자 2023. 5.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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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안(솔비). 제공|엠에이피크루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혼성 그룹 타이푼 멤버 솔비로 데뷔한 권지안은 통통 튀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많은 악성 댓글과 루머에도 시달리며 우울증을 앓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심리 치료를 위해 시작한 그림으로 제2의 인생을 찾은 권지안은 이제 조롱마저 예술로 승화하는 12년 차 화가가 됐다. 그림뿐만 아니라 글을 통해서도 자신의 인생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가는 중이다.

권지안이 지난 3월 에세이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를 출간했다. 2014년 출간한 '누가 뭐래도 나답게' 이후 약 10년 만에 내놓은 에세이다. 첫 에세이가 20대 권지안을 담아냈다면, 이번 에세이는 30대 권지안을 담아냈다.

"'누가 뭐래도 나답게'는 나답게 살고 싶은 소망이 담겼어요.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마음이 담긴 책이었죠.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는 실제로 삶을 살아가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한 현실에 대한 내용이 많아요. 더 단호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에요."

책은 권지안을 향한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내면에 집중했다. 그는 "가끔 '무엇이 맞나'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고민하게 된다. 그때마다 정답은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됐다"면서 "책에는 기존에 알고 있던 솔비에 대한 부분이 좀 더 명쾌하게 해소될 수 있을 내용들이 담겼다"면서 "말로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많다.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게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통해 털어놨으니 보시며 저에 대해 더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여전히 나라는 작품을 그리는 중이다'라는 구절은 이번 에세이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이다.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보는 권지안의 삶의 태도가 녹아있다. 권지안은 "언제나 사인을 하며 '당신이라는 작품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적는다. 모든 사람이 각자만의 작품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라는 작품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고, 그만큼 귀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멋지게 그려나갔으면 좋겠는 마음. 저 역시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기록들을 열심히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 권지안(솔비). 제공|엠에이피크루
▲ 권지안(솔비). 제공|엠에이피크루

책 출간과 동시에 권지안은 오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치로에서 열한 번째 개인전 '무아멤무'(Moi-MÊME)를 연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무아멤무'는 프랑스어로 '나 자신'을 뜻한다. 에세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번 전시 2011년 그가 처음 캔버스에 그린 '방황'부터 최신작 '허밍' 시리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뒀다. 권지안은 "책 출간 계획이 잡혔을 때부터 전시를 함께 열고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권지안은 처음 그림을 시작하며 많은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많이 사라졌지만, 악플과 조롱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권지안은 이를 작품으로 승화할 줄 아는 단단한 내면을 가지게 됐다. '사과는 그릴 줄 아냐'라는 조롱은 사과를 오브제로 한 작품이 됐고, '케이크 표절 논란'은 '저스트 어 케이크' 시리즈로 탄생했다.

"예전에는 연예인이란 이유 만으로 관심의 반대편에 있는 분들에게 끌려다녔다면, 그림을 시작한 뒤부터는 내면이 단단해졌어요. 이제 제 방식으로 화답하고 싶어요. 그게 저에겐 미술이죠. '나는 너희들의 악플도 재료가 될 수 있다'라고 대답해주고 있어요."

악플이 예술로 승화된다고 해서, 상처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고 권지안은 말한다. 그는 "상처는 좋은 기억으로 덮을 수 있을 뿐,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면서 "그렇기에 최대한 나쁜 기억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덮을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화가로 활동한 지 어느덧 12년, 개인전을 처음 연지 10년이 지났다. 권지안은 "지금도 치유하는 과정이다. 지금도 심리 치료를 받고 있고 꾸준히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그저 한 발짝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제가 치유가 되고 있구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 권지안(솔비). 제공|엠에이피크루

20대는 화려한 연예인 솔비로 살았다면, 30대는 예술로서 자신을 치유하고 알아가는 아트테이너 권지안으로 살고 있다. 그는 솔비와 권지안의 삶에 대해 "솔비 때는 화려했지만, 고독했다. 그래서 외로웠다. 화려한 무대가 끝나고 들어오면 공허하고 고독했다"면서 "이제는 혼자 있어도 할 게 너무 많다. 작품을 구상하고, 글쓰고, 생각하고. 훨씬 일상이 알차졌다. 외로움의 강박 떄문에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솔비이자 권지안이다. 권지안은 "솔비는 여전히 유쾌하고 재밌다. 대중이 기억하는 솔비로 언제든 또 인사드릴 수 있다. 가수로서도 발라드, 댄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솔비는 언제든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반면 권지안은 솔비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 그런 권지안이 있어서 솔비는 더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 40대를 맞이 한 권지안은 설렘과 사랑이 가득한 상태다. 화가, 에세이 작가를 넘어 새로운 도전도 계획 중이다. "내 안에 있는 파격과 상상력의 끝이 어디일지 나조차 궁금하다"는 권지안은 "앞으로 더 사람을 사랑하며 더 많은 것들의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향후 행보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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