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현장] 2023년 닐리가 1984년 괴츠를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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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지하철에서 노숙자가 질식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닐리는 뉴욕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 춤을 흉내내는 인물로 유명했다고 한다.
닐리의 죽음은 약 40년 전인 1984년 12월 22일 있었던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을 소환시켰다.
괴츠는 10대들에게 총을 발사한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고, 언론들은 괴츠에게 '지하철 자경단', '뉴욕의 영웅' 등의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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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지하철에서 노숙자가 질식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숨진 노숙인은 30세 남성 조던 닐리였다. 닐리는 뉴욕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 춤을 흉내내는 인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는 불우한 가정사 등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
이런 닐리는 사건 당일에도 지하철 안에서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다"며 승객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녔다.
닐리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지만, 한 승객에게 제지를 당하고 만다.
전직 미 해병대 군인인 것으로 알려진 24세의 이 승객은 닐리에게 '헤드록'을 걸었고, 다른 2명의 남성도 닐리의 몸을 짓눌렀다.
닐리는 결국 숨이 막혀 죽었고, 가해자들은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곧 풀려났다.
노숙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론은 분분했다.
'공공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무시할 수 없다'와 '과잉 대응한 가해자는 기소돼야한다'는 의견이 제각각 자기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하나 빠트린 것이 있다. 숨진 노숙인은 흑인이었고, 전직 미 해병대 남성은 백인이었다.
이처럼 미국 사회의 해묵은 인종 문제까지 결부되면서 이번 사건은 한 사람의 비극적 죽음 이상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닐리의 죽음은 약 40년 전인 1984년 12월 22일 있었던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을 소환시켰다.
1981년 뉴욕 지하철에서 소년들에게 폭행·강도를 당한 경험이 있던 버나드 괴츠는 호신용으로 38구경 리볼버를 소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3년 뒤 어느 날 지하철에서 10대 4명과 맞닥뜨리게 되자 이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짐작했겠지만, 10대 4명은 흑인이었고 괴츠는 백인이었다.
괴츠는 10대들에게 총을 발사한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고, 언론들은 괴츠에게 '지하철 자경단', '뉴욕의 영웅' 등의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츠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괴츠는 경찰 조사에서 "소년들이 실제로 위협이 되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표정과 눈빛을 보고 그들이 곧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진술했고, 이런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뉴욕 지하철은 폭력과 범죄가 만연했고, 호신용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들끓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괴츠는 살인미수 등 12개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불법 총기 소유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는데 그치게 된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는 없는 법. 형사 재판 선고 9년 후, 한 피해자의 어머니는 괴츠에게 4,300만 달러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한다. 괴츠는 무너졌다.
그렇다면 닐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전직 해병대 군인은 어떤 평가를 받게될까.
인종차별적 과잉 대응일까. 아니면 또다른 뉴욕의 영웅일까.
일단 뉴욕시 수사당국은 닐리의 사인을 '목졸림에 의한 과실치사'로 분류했으나 범죄 책임에 대한 판단은 사법 기관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은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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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steelc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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