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지아-주아’ 키스톤 콤비…“슬라이딩 캐치 후 더블플레이 기대해 주세요!” [D-20 BFA컵]

황혜정 2023. 5. 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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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대표팀 박주아(왼쪽), 이지아.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키스톤 콤비’. 유격수와 2루수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유격수와 2루수는 내야 수비의 핵으로 기민한 움직임과 빠른 상황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 더블 플레이를 완성시키는 역할도 담당한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2023년도 여자야구 대표팀의 키스톤 콤비는 유격수 박주아(19)와 2루수 이지아(21)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내야에서 키스톤 호흡을 맞추고 있다.

대표팀 양상문 감독과 대표팀 정근우 수비 코치는 두 사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주아는 “‘키스톤 콤비’라는 말이 사실은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우리를 믿고 감독님, 코치님께서 기용해주시는 거니까 부담감을 이겨내고 잘 하고 싶다”고 했다.

여자야구 대표팀 이지아, 박주아가 훈련 도중 미소짓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두 사람은 ‘눈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합을 맞춰왔고, 캐치볼도 일부러 두 사람이 붙어서 함께 한다.

박주아는 “주자가 1,3루에 있을 때, 번트 타구가 왔을 때 등등 여러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격수와 2루수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지아 언니와 나는 밥 먹을 때도, 숙소에서 쉴 때도 계속해서 작전을 만들고 대화를 나눈다. 예를 들어 수신호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대표팀 훈련 내내 계속해서 합을 맞추고, 수신호를 이야기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빠르게 공을 반복해서 던지는 훈련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여자야구 대표팀 이지아가 송구를 하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2루수 이지아는 ‘악마의 2루수’라 불린 정근우 코치에게 족집게 과외를 받고 있다. 정 코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2루수였다.

이지아는 “정근우 코치님은 현역 시절 2루수이자 리드오프였다. 수비 위치나 타순이 나랑 정말 비슷하다. 그래서 코치님께 항상 달라붙어서 정말 많이 물어본다. ‘타석에 들어가면 무슨 생각하시냐’, ‘수비할 때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같은 질문이다”라고 했다.

정 코치의 답은 ‘미션 정하기’였다. 이지아는 “코치님께서 ‘만약 내가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다면, 2루수 앞 땅볼을 치겠다’ 같은 미션을 정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지아가 자신의 롤모델이기도 한 정 코치의 가르침을 받으며 쑥쑥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2023 야구 국가대표 박주아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박주아는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요새는 유격수가 가져야 할 ‘수비 센스’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플레이를 자주 본다는 박주아는 “유격수는 센스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이 왔을 때 어디로 보내야 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주아도 정 코치의 지도하에 완성형 유격수로 성장하고 있다. 박주아는 “코치님이 오시고 나서 우리가 국제대회에서 마주할 상황을 계속 연습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이렇게만 해도 괜찮겠지?’하며 플레이 했는데, 정말 정확한 자세로 프로야구에서 하는 플레이를 배웠다.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것들을 통해 나 나름대로도 응용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을 비롯해 야수들은 정 코치의 지도하에 계속해서 수비 합을 맞춰보고 있다. 작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지칠 법도 하지만, 매번 훈련 시간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몰입하고 있다.

여자야구 대표팀 이지아, 박주아.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여자야구 대표팀은 오는 26일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컵(BFA)에 출전한다. 12개국 중 4위 이내에 들면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박주아는 “실책 없이 공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싶다. 투수와 포수가 고생하는데 (이)지아 언니와 내가 공을 잘 잡아 뒤에서 안정감을 주고 싶다”라고 했다.

이지아는 “내가 슬라이딩 캐치를 해서 공을 잡아 글러브로 유격수에 공을 넘겨준 뒤, 유격수가 2루 베이스를 밟고 바로 1루로 던져 더블 플레이를 잡고 있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믿음이 굳건하다. 눈빛만 보고도 서로가 어떤 플레이를 할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든든한 키스톤 콤비가 국제대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한국나이로 불과 20대 초반인 두 사람은 향후 10년은 거뜬히 대한민국 대표팀의 내야를 지킬 수 있는 자원이다.

“메달 꼭 따오겠습니다!” 이지아가 당차게 외쳤다. “좋은 성적 거둬서 국민들께 우리나라 여자야구도 이정도 실력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박주아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두 사람의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국제 무대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아-주아’ 키스톤 콤비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순간이 다가왔다. et16@sportsseoul.com

여자야구 대표팀 이지아가 키스톤 콤비 단짝 박주아에 안겨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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