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게 없어요" 주류업계의 대안은 '마케팅' [분석]
정부 압박 속 가격 인상엔 소극적…2분기엔 신제품 판매에 집중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많이 팔아도 남는 것 없이" 1분기를 보낸 주류 업계의 노림수는 '박리다매'로 모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수익 감소를 떠안고서라도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 경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최근 출시한 신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호응이 뒤따르자 이 같은 기조는 더 힘을 얻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1분기 주류 부문 매출액은 2천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18.9%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별빛청하'에 힘입어 청주 카테고리 매출이 24.5%, 지난해 9월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로 소주 카테고리 매출이 26.9% 늘었음에도 오히려 수익은 줄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경쟁사 하이트진로도 수익성 측면에선 그리 좋지 않은 결과가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하이트진로 1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 5천976억원, 영업이익 286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하지만 영업이익은 50.7% 줄어든 수치다.
두 회사의 수익 감소 원인으로는 주류 시장 경쟁 심화가 꼽힌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처음처럼 새로가 가정 채널에 안착한 이후 유흥 채널에서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조만간 1분기 실적이 발표되겠지만 신제품을 출시하면 뒤따르는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다만 수익성을 손쉽게 만회하기 위한 가격 인상이라는 선택지는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단행하기 어려운 형국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실 지난 1월 주류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는데, 2월 26일 정부는 소줏값 인상 요인과 제조사의 주류 가격 인상 동향 등 실태조사에 나서겠다며 가격 인상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주류 업계는 다음 날인 27일 일제히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 현재 계획된 게 없다"며 "당분간 효율화 작업을 통해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주류 업계의 선택은 조금이라도 더 팔아야 수익 감소를 만회할 수 있기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모아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1분기 마케팅 비용은 정해진 바에 따라 진행됐고, 2분기도 예정대로 지출할 계획이다"며 "수익 감소 폭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며, 마케팅을 줄일 계획 역시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아직 출시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맥주 신제품 '켈리'의 경우 프로모션을 줄일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앞서 테라 출시 당시에도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 감소가 지적됐지만, 테라는 출시 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억 병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분기에도 처음처럼과 새로의 소주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7개월여 만에 1억병을 판매했다. 출시 첫 달인 9월 680만 병을 기록한데 이어 10월 700만 병, 11월에는 1천400만 병, 올해 1월 5천만 병을 돌파하며 판매량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롯데칠성음료는 2분기 마케팅 방향을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쪽으로 잡았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과 '더 글로리' 등으로 인지도를 쌓은 배우 '이도현'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임해 다양한 콘텐츠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또 이달부터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에 '처음처럼&새로' 브랜드 체험관을 오픈했다. 총 3개 층인 체험관은 브랜드 히스토리와 제조 공정, 미디어 아트를 통한 브랜드 체험으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최근 출시한 640㎖에 더해 처음처럼 새로의 제품군을 계속 확대한다.
하이트진로는 처음처럼 새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소주 시장 점유율에 더해 켈리의 성수기 마케팅으로 맥주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선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참이슬 국내 판매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서울, 대구, 부산에 선보인 시음 팝업 스토어 '켈리 라운지'처럼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을 2분기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 맞춰 지역 축제나 바캉스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 같다"며 "켈리에 대한 마케팅은 2분기에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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