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 이재명식 '○○○는요' 화법…당내에서도 논란 중

문창석 기자 2023. 5. 6.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기자들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조차도 이 대표가 전략을 잘못 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하실 수 있는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다"며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해야지, 타 당을 끌어들이는 건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대 잘못 강조하는 '물타기' 전략…민주당 잘못 '덮기' 지적도
당내서도 "차라리 입 다물라" 비판…"문제 해소가 올바른 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5.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기자들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조차도 이 대표가 전략을 잘못 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기자들이 "송영길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나요"라고 묻자 이 대표는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송 전 대표의 출국금지 조치는 어떻게 보세요"라는 질문에 "우리 박순자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 갑니까? (기자들이) 관심이 없으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딴소리'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에게 당이 따로 탈당을 제안한 게 맞습니까"라고 묻자 "우리 태영호 의원의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갑니까.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여지던데"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검찰 수사가 진행된 다음에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라고 질문하자 그는 "태영호 사건은 검찰 수사를 한다고요?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같은 동문서답은 돈 봉투 사건에 관한 관심을 상대 당으로 돌리려는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의 잘못을 강조하는 프레임을 통해 자당의 잘못을 덮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하실 수 있는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다"며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해야지, 타 당을 끌어들이는 건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질문이 왔으면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 답변하든지,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는 게 정석"이라며 "상대 당의 그런 부분은 별도의 채널에서 비판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내에선 대표가 당의 위기 사안에 대해 정면돌파 하는 대신 피해가려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다른 답을 한 게 아니라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게 보인다"며 "국민들이 이걸 잘 했다고 칭찬하지 못하고, 민주당 지지자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입을 다물고 아무 답도 안 하는 게 더 나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대응 전략을 잘못 세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운동권은 그나마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생각이 민주당을 지지한 이유 중 하나"라며 "단호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지, 프레임 전쟁으로 전환해서 해결하겠다고 하면 결코 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나의 잘못과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게 올바른 태도"라며 "국민들에게 '저기는 잘못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