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 이재명식 '○○○는요' 화법…당내에서도 논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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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기자들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조차도 이 대표가 전략을 잘못 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하실 수 있는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다"며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해야지, 타 당을 끌어들이는 건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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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서도 "차라리 입 다물라" 비판…"문제 해소가 올바른 태도"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기자들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조차도 이 대표가 전략을 잘못 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기자들이 "송영길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나요"라고 묻자 이 대표는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송 전 대표의 출국금지 조치는 어떻게 보세요"라는 질문에 "우리 박순자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 갑니까? (기자들이) 관심이 없으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딴소리'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에게 당이 따로 탈당을 제안한 게 맞습니까"라고 묻자 "우리 태영호 의원의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갑니까.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여지던데"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검찰 수사가 진행된 다음에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라고 질문하자 그는 "태영호 사건은 검찰 수사를 한다고요?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같은 동문서답은 돈 봉투 사건에 관한 관심을 상대 당으로 돌리려는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의 잘못을 강조하는 프레임을 통해 자당의 잘못을 덮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하실 수 있는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다"며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해야지, 타 당을 끌어들이는 건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질문이 왔으면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 답변하든지,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는 게 정석"이라며 "상대 당의 그런 부분은 별도의 채널에서 비판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내에선 대표가 당의 위기 사안에 대해 정면돌파 하는 대신 피해가려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다른 답을 한 게 아니라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게 보인다"며 "국민들이 이걸 잘 했다고 칭찬하지 못하고, 민주당 지지자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입을 다물고 아무 답도 안 하는 게 더 나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대응 전략을 잘못 세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운동권은 그나마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생각이 민주당을 지지한 이유 중 하나"라며 "단호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지, 프레임 전쟁으로 전환해서 해결하겠다고 하면 결코 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나의 잘못과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게 올바른 태도"라며 "국민들에게 '저기는 잘못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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