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아이유도 안 통한다…위기의 한국 영화 "100만 관객도 힘들어요"
영화 '드림'도 결국 무너졌다. 박스오피스 1위로 스타트를 끊었던 '드림'은 개봉 4일 만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팬덤이 탄탄한 배우 박서준과 아이유,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병헌 감독이 뭉쳤으나 전 세계적인 인기 캐릭터 슈퍼 마리오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 영화가 주간/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영화 '대외비'(9주차)가 마지막이다. 이후 한국 영화는 '스즈메의 문단속', '존 윅 4' 등에 이 자리를 넘겨줬다. 더욱이 3일 마블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개봉하기 때문에 한동안 한국 영화가 주간/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까지 개봉한 주요 한국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교섭'이 유일하다. 그러나 100만 관객을 돌파한 '교섭' 역시 손익 분기점을 넘기진 못했다. 이에 한 영화계 종사자는 "요즘 1000만 관객은 옛말이다. 100만 관객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영화계 종사자들은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 전반이 위태롭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실제로 다수의 관객은 티켓 가격 상승 이후 이전처럼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존 윅 4', '스즈메의 문단속' 등은 전작 및 감독의 이전 작품을 뛰어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다.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면 영화 산업의 위기와 관계없이 관객이 극장을 찾는 것이다.
영화 '존 윅 4'를 위해 영화관을 찾은 20대 여성 강모씨는 "원래 '존 윅' 시리즈를 좋아하긴 했지만 '존 윅 4'는 호평이 많아서 평소보다 더 기대됐다"며 "티켓 가격도 비싸고, 개봉 영화들이 금방 OTT에 올라오긴 하지만 '존 윅 4'는 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2번이나 영화관에서 관람했다는 20대 남성 진모씨도 "영화가 재밌으니까 티켓 가격 상관 없이 영화관을 두 번 오게 되더라. 영화 퀄리티가 좋으면 관객은 알아서 극장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기존에 팬덤을 보유한 영화가 흥행하고 있다"면서도 "팬덤 소비도 콘텐츠가 즐거움을 줘야 이어지는 것이다. (단순 인기 캐릭터 및 시리즈보다는) 콘텐츠 자체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을 두고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가 맞다"고 진단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중소규모 영화가 많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기존 한국 영화의 흥행 공식으로 일컬어졌던 △유명 배우 △유명 감독 △블록버스터를 지적하면서 "제작비를 굳이 많이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육사오'와 '올빼미'를 거론하며 "두 작품 모두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 중심으로 촬영했는데 성공했다. 손익분기점을 일부러 높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육사오'는 우리나라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기준 역대 한국 영화 관객수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올빼미'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 신인 감독상 등을 받으며 작품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김 평론가는 또 "코로나19 이후 (극장에 가는 것보다) OTT로 영화를 보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극장 영화와 OTT 영화의 차별성을 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올해 1분기 한국영화 매출액은 798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2994억원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외국 영화 매출액은 동기 대비 1683억원(2019년)에서 1933억원(2023년)으로 회복된 상황이기에, 안타까움은 더 크다.
이처럼 위기의 상황이지만 오는 31일 개봉하는 '범죄도시3'을 시작으로 기대작으로 꼽혔던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이 개봉을 확정 지으면서 한국 영화에 희망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된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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