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회복 청신호···‘노동절’ 여행·쇼핑 급증해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2023. 5. 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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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를 기점으로 중국 내수 회복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여행과 쇼핑 등에 지출한 비용이 늘어나고 최근 명품 구매를 중심으로 중국인 특유의 '보여주기식' 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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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7억, 코로나 전보다 19%↑
중국내 사치품 지출 비중 62%로
LVMH 1분기 매출 17% 늘어나
56% 뛴 쿠치넬리 "올핸 황금해"
중국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 마지막 날인 3일 베이징 첸먼 지역에서 사람들이 전통 과자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AFP연합
[서울경제]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를 기점으로 중국 내수 회복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여행과 쇼핑 등에 지출한 비용이 늘어나고 최근 명품 구매를 중심으로 중국인 특유의 ‘보여주기식’ 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국은 5일 간의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국내 여행객 수가 2억74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0.83%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노동절 연휴 때와 비교해도 19.09% 증가했다. 노동절 연휴 관광 수입도 크게 늘면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전체 관광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8.9% 증가한 1480억5600만위안(약 28조원)으로, 2019년 보다도 0.66% 많았다. 중국 언론은 노동절 연휴 중국 내 소비 증가에 대해 “소비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맞은 첫 장기 휴일을 맞아 중국인들의 여행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때마침 지방 정부도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소비 쿠폰을 발행하는 등 여행과 소비를 독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화여유국은 연휴 기간 전국적으로 약 4만7500개의 대중문화 행사가 열려 약 1억6600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상업성 공연 3만1100회가 개최돼 15억1900만위안(약 2909억원)의 공연 수입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연휴 기간 극장 수입도 15억위안(약 2873억원)으로 역대 노동절 연휴 집계로는 세 번째로 많은 수입을 기록했다.

명품 소비를 중심으로 한 소비도 꿈틀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다시 과시 소비를 시작했으며 명품 매출이 늘어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 마지막 날인 3일 베이징의 한 동물원에 있는 판다 우리를 방문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AP연합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늘어선 쇼핑몰과 거리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져 최대 번화가인 난징루 일대에는 노동절 연휴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명품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중국 소비 회복의 영향은 명품 브랜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매출이 17% 증가했다. 패션 및 가죽 제품은 중국 내 매출 반등에 힘입어 18%나 늘었다.

브루넬로쿠치넬리는 1분기 매출이 56%나 급증했다. 루카 리산드로니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을 중국 시장의 ‘황금의 해’라고 평가했다. 에두아르 오뱅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한국 같은 다른 핵심 시장에서의 약간의 둔화를 감안할 때 중국이 올해 명품 산업의 핵심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명품 소비 행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해외 소비보다 중국 내 구매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의 면세 사업을 키우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이 중국인의 명품 구매 방식을 바꾸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데이터 제공 업체 샌들우드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4월 중국 소비자의 사치품 지출 중 62%가 중국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41%)과 비교해도 2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베인의 수석파트너 클라우디아 다르피치오는 중국 본토의 중산층과 고소득 소비자가 2030년까지 두 배인 5억 명으로 늘어나고 글로벌 명품 구매에서 중국이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 마지막 날인 3일 상하이 훙차오 기차역 대합실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신화연합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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