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딱 한 번만 뛰고 싶었어요"...한석종의 '첫 출전'은 수원의 '첫 승'이었다
[포포투=백현기(인천)]
올 시즌 첫 출전한 한석종은 팀의 첫 승을 견인했다.
수원 삼성은 5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인천은 3승 3무 5패(승점 12)로 9위, 수원은 1승 2무 8패(승점 5)로 12위에 위치했다.
수원은 올 시즌 팀 역사상 가장 좋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이날 인천전 직전까지 승리가 없었던 수원은 직전 대구전에서도 0-1로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이병근 감독이 떠나고 지난 22일 FC서울전부터 최성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3연패를 기록하면서 좋지 않은 분위기 속 인천전을 맞았다.
초반 분위기는 홈팀 인천이 주도했다. 전반 14분 김보섭이 왼쪽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며 오른발로 때렸지만 골대에 맞고 나왔다. 수원은 인천의 분위기에 고전했고, 첫 승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경기 초반 힘겹게 대응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만든 쪽은 수원이었다. 전반 30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이기제가 뚝 떨어지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기제의 이번 시즌 첫 골이었다. 이후 전반은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며 1-0 수원의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는 인천이 총공세에 나섰다. 인천은 라인을 올리며 제르소의 빠른 발을 활용했고, 에르난데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며 직접 슈팅을 노렸다. 인천은 수원의 첫 승의 희생양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인천의 공격보다 수원의 간절함이 더 컸다. 후반에는 인천이 백3에서 백4로 전환하고 델브리지를 최전방 공격수에 기용하는 등 총공세를 펼쳤지만 수원은 양형모의 선방과 수비진의 집중력이 빛났다. 결국 경기는 1-0 수원의 승리로 끝났고 수원은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이날 수원은 중원에서의 파격적인 변화가 효과를 봤다. 수원은 직전 경기였던 대구전에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중앙 미드필더로 바사니, 이종성을 기용했다. 또한 최근에는 여기에 유제호를 기용하며 사실상 세 명의 선수들이 중앙 미드필더를 담당했다. 하지만 최성용 대행은 인천전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중원 숫자를 더 늘렸다. 김보경, 한석종, 유제호를 나란히 배치한 전술은 인천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들어맞았다.
그 중에서도 한석종은 수원의 '언성 히어로'였다. 지난 시즌에도 20경기를 소화하며 수원의 붙박이 중원 자원이었던 한석종은 이번 시즌은 사뭇 달랐다. 시즌 초반 이종성과 바사니, 유제호에게 밀리며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최성용 대행은 이날 인천전에서 한석종을 과감하게 선발 출전시켰다. 그리고 한석종은 특유의 볼 소유 능력과 조율 능력, 위치 선정으로 수원의 첫 승에 큰 기여를 했다. 경기가 끝나고 한석종은 "오래 기다린 첫 승이라 눈물이 났다.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고, 저 스스로에게도 축하를 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첫 승에 대한 감격을 전했다.
한석종은 이번 경기 전까지 시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에 대해 "(뛰지 못한 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하지만 끝까지 기다렸다. 최성용 감독대행님 아래서 준비를 꾸준히 했고, 딱 한번만 경기를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후회없이 뛰고 싶었는데 그것이 오늘 인천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석종은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의미 있는 경기를 치렀다. 본인의 시즌 첫 경기에서 팀도 시즌 첫 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석종은 겸손했다. "아직 1승을 했지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새 감독님과 선수들과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저 스스로도 잘 융화돼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고 말하며 포부를 밝혔다. 어느덧 수원에서 4년차를 맞는 한석종의 이번 시즌이 이제 진짜 시작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백현기 기자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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