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체, 지역은행이 마지막 퍼즐”···“연준 행동판단 쉽지는 않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김영필 특파원 2023. 5. 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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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고용보고서 집중 분석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건물 앞에 채용공고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4월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고 지역은행 주식이 회복하면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2.25%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85%, 1.65% 뛰었는데요.

좋은 실적에 애플(4.69%)이 급등한 것도 증시 상승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생각보다 강한 고용에 한때 연 3.46%까지 상승했는데요. 어제 50.6% 폭락했던 팩웨스트 뱅크콥은 주가 하락폭이 과도했다는 분석에 이날 반대로 81.7% 폭등했습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도 49.23% 치솟았는데요.

월가는 탄탄한 고용이 경기침체 우려를 낮췄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금융주 공매도 금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는데요. 오늘은 일자리와 경기,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美 4월 고용 25.3만 강한 고용에 침체 가능성↓ 증시에 도움”···“3개월 평균은 32만→29.5만→22.2만 둔화세는 명확”

우선 4월 고용보고서부터 보죠. 이날 나온 4월 비농업 일자리 수 증가폭이 25만3000개로 집계됐는데요.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18만5000개와 다우존스 18만 개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실업률도 3.4%로 월가 전망치 3.6%보다 0.2%포인트(p)나 낮았는데요.

분야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고용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19만7000개 증가로 비중이 77.8%에 달하는데요. 교육 및 헬스케어(+7.7만 개)와 전문직·비즈니스 서비스(+4.3만 개), 레저·접객(+3.1만 개) 등입니다. 스티브 릭 CUNA 뮤추얼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경기침체 우려와 은행 불안정성, 지속하는 해고 와중에 강한 일자리 보고서가 나온 것은 고무적”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노동 시장이 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는데요.

실제 예상을 뛰어 넘는 일자리 증가와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은 지금까지의 침체 우려를 상쇄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날 증시 상승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말도 있는데요.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의 지나 볼빈 대표는 “전에는 강한 고용이 증시를 낮추게 했지만 이제 시장은 유리잔이 반쯤 차 있고 (강한 고용에) 소프트랜딩(연착륙)이 가능하며 침체가 임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자리 증가폭이 점점 둔화하고 있긴 한데요. 3개월 평균 증가폭을 보면 4월이 22만2000개로 2월 32만 개, 3월 29만5000개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월 비농업 일자리도 당초 23만6000개에서 이번에 16만5000개로 하향 조정됐는데요. 2월도 처음 집계보다 7만8000개 줄어든 24만8000건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두 달만 해도 14만9000개로 한 달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요.

미국 4월 고용보고서

앞서 3월 구인건수가 959만 건으로 여전히 많지만 약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죠. 릭 리더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경기에 민감한 임시직이 줄어들고 있고 레저와 접객도 감소했다”며 “헬스와 교육은 경기와 관련이 없는 부분인데 (이런 쪽이 견고해) 심각한 침체가 올지 의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4월 고용이 최소 침체의 정도는 낮출 거라는 말이죠.

추가로 임금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4월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0.5%(예상치 0.3%)로 나왔는데요. 단순 계산으로 연율 6% 흐름이죠. 전년 기준으로 보면 4.4%로 시장 전망(4.2%)보다 0.2%p 높았는데요. 시간당 평균임금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1분기 고용비용지수가 1.2%로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강한 서비스업 고용→서비스업 인플레 상승’도 가능한데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임금이 인플레이션의 주된 요인이 아니”라며 임금 부분에 대한 걱정을 이제 크게 하지는 않는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성가신 부분임은 확실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노동시장이 강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는 이유로 추가 금리인상을 예측하는 이들이 나오는데요.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고용은 인플레이션이 3%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시간당 임금은 변동성이 크지만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지역은행 상황을 고려해도 앞으로 한두 번 정도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일에 나올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경우 △전월 대비 0.4%(3월 0.1%) △전년 대비 5.0%(5.0%) △근원 전월 0.3%(0.4%) △근원 전년 5.4%(5.6%) 등으로 예상되는데요. 랜디 크로츠너 전 연준 이사는 “연준은 노동시장이 깨지지 않는 이상 (긴축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노동시장은 깨지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사실 침체 가능성이 낮아졌다면 추가 긴축을 못할 이유는 없을 겁니다.

파월이 5월 FOMC에서 금리인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는데요. 다이앤 스웡크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의 문을 열어둔 데는 이유가 있다”며 “4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향후 금리·침체 여부 8일 시니어 론 서베이가 관건”···“근원 물가 끈적끈적해 금리인하는 어려울 듯”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5개월 동안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인플레 상승을 막았지만 우리가 2%로 가는 길에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추가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봐야 하지만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인플레이션 감소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자료가 좋게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거죠.

물론 현재 6월 동결론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게 사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은행 신용긴축 가능성 △충분히 제한적이라고 추정되는 금리 △5월 FOMC 성명 변화 등을 근거로 4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움직임을 막지 못한다고 밝혔는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5월 FOMC 성명 문구가 바뀌었고 파월 의장이 임금 상승세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은 거의 6월 인상중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죠.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4월 중고차 가격이 전월비 3% 하락하기도 했는데요.

CME 페드워치를 보면 이날 오후3 현재 6월 FOMC에서의 금리동결 확률이 91.5%, 0.25%p 인상은 8.5%입니다. 엘렌 젠트너 모건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번 보고서가 금리인하를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보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한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본다”고 설명했는데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융부문 혼란은 경제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이를 고려해야만 한다”며 “6월 금리를 결정하기는 시기상조”라고 했죠. 한동안 지켜보자는 건데요.

그래서 앞으로 상황을 정확히 보려면 지역은행이 중요합니다. 4월에도 드러났듯 고용이 다음 달 갑자기 급감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면 침체와 금리 전망은 일단 지역은행에 달려 있는데요.

CME 페드워치상 12월 기준금리 전망

월가의 한 관계자는 “고용만 놓고 보면 올해 침체 가능성은 없지만 지역은행이 관건이다. 8일에 나올 시니어 론 서베이(Senior Loan Survey)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만 없다면 금리를 더 올리긴 어려우며 론 서베이가 생각보다 긴축으로 나온다면 금리인상은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연말까지 금리인하는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그만큼 8일 론 서베이 자료가 의미 있습니다. 지역은행 대출축소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다면 침체도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4월26일 기준 최근 1주일 간 미국 은행들의 대출이 416억 달러 증가해 전주(124억 달러)보다 늘었다지만 앞으로가 중요하겠죠. 아쉬시 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공공투자 부문 CIO는 “(은행발) 신용수축은 처음에는 매우 느리게 시작했다가 나중에 가속화하기 때문에 당국자들이 관리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복잡한 상황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4월 고용지표가 좋은 것은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좋은 신호지만 연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라며 “금리에 덜 민감한 서비스업이 계속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선택지는 금리를 더 올리는 건데 이는 안 그래도 약한 금융부문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더 높은 인플레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의 연준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예측이 굉장히 어렵다”고 했는데요.

더 높은 인플레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추가 인상을 하지 않아 인플레이션 타깃(2%) 달성 시점이 늦어진다는 의미입니다. 3~4% 안팎의 물가를 사실상 용인하는 거죠. 연준은 6월 FOMC(6.15~6.16) 전 5월 고용(6월2일)과 CPI(6월13일) 등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방향을 확정할 겁니다.

“지역은행 주식 피해야 vs 떨어지는 칼날 둔할 수 있어”···“WSJ, 1분기 어닝 상대적으로 선방 약세론자들 틀렸다”

4월 고용보고서의 의미를 두 가지 측면에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경기침체 가능성: 노동이 견고해 침체 확률 크게 줄어든 측면 있으나 지역은행 대출감소 변수 있고 하반기 고용 급감, 누적 긴축효과 우려 있어 침체 가능성 배제 못함. 지역은행이 관건이며 8일 론 서베이서 간접 확인 가능

②기준금리 전망: 5월 FOMC 이후 고용보고서 포함해 전반적으로 6월 금리인상 동결 분석 많으나 강한 노동에 일부 6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제기. 당분간 열어 놓고 볼 필요.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해 최소한 금리인하는 쉽지 않을 것

침체와 금리 전망은 얽히고설켜 있는데요. 인플레이션이 타깃(2%)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이 강해 침체가 없다고 본다면 기본적으로 금리는 인상이나 동결이겠죠. 최소한 인하는 당분간 없는 게 맞을 겁니다.

이날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강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소프트랜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물가가 안 떨어지면 금리인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한 거죠. 그는 지역은행발 신용축소 우려를 크게 보지 않고 있는데요. 이 확률을 낮게 보니 침체 가능성이 적다고도 하는 겁니다. 다 좋을 수는 없는 건데요.

지역은행 이슈와 추가 고용감소를 감안해 침체를 예상하면 하반기 금리인하를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시장을 보면 고용이 강해 침체 우려가 거의 없다고 좋아하는 동시에 다음 달 금리인상 동결, 나아가 연말까지 0.75%p 인하를 예상하고 있죠. 취사선택에 가까운데요.

5일(현지 시간) 미 10년 국채금리 추이. 마켓워치 화면캡처

시장 상황 더 보죠. 매트 매일리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은행 위기는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신용이 더 악화할 것”이라며 “이는 경제에 심각한 역풍을 일으킬 것이며 이는 상대적으로 고평가 돼 있는 주식 시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는데요.

메간 호너만 베르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CIO도 “이날의 상승은 짧은 안도랠리일 수 있다. 기업들의 해고가 다 반영 안 됐을 수 있다”며 “시간당평균임금 자료는 연준이 원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나는 이번 랠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들어 많은 투자자들이 약세론으로 돌아섰지만 S&P500 기업의 1분기 어닝은 약 2.3% 감소해 한 달 전 예상 -6%보다 낫고 이는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약세론자들은 계속해서 틀렸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는데 이들이 계속 자신의 입장을 고수할지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지역은행의 경우 이날 주가 폭등에도 한동안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더 큰 고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나스타샤 아모로소 i캐피털 수석투자전략가는 “테크 주식은 좋지만 지역은행은 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호브드 그룹은 “지역은행 주식은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일 수 있지만 그 날이 둔할 수 있다”며 “은행시스템 예금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일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중요한 건 지역은행 이슈는 예금이 아니라 수익성과 자본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입니다. 뱅크런이 잦아들었다고 괜찮아졌다고 보면 안 된다는 거죠. 부채한도 문제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9일부터 시작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간 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요. 미 동부시간 다음 주 월요일인 8일 오후2시에 나오는 시니어 론 서베이부터 잘 따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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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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