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4구 전략 뭉갰다' 몰래 가져온 최지훈 배트로 쐐기타→1위팀 외야가 무섭다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아기 짐승' 최지훈(25)이 발목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그의 공백을 최상민(23)이 잘 메우고 있다.
최지훈은 지난달 29일 주루 도중 발목 부상을 입어 엔트리에서 빠졌다. 심한 부상은 아니라 5일 고척 원정에 동행하고 있다. 열흘이 지난 시점에는 돌아올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그의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는 선수가 나타났다. 최상민이다.
5일 최상민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냈다.
팀이 2-0으로 앞선 7회말 최항 대신 중견수 대수비로 들어간 최상민은 주성원의 타구를 잡아내며 7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리고 9회초 타석 기회가 찾아왔다. 최정과 에레디아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그리고 SSG 벤치는 타격감이 좋지 않은 한유섬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희생번트를 잘 댔고, 1사 2, 3루가 됐다.
그러자 키움 벤치는 다음 타자 박성한을 고의4구로 걸렀다. 최상민을 상대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상민은 양현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연달아 볼을 골라냈다. 4구째 투심을 걷어내 파울을 만들었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130km 투심을 잘 받아쳤다. 유격수를 뚫고 좌전 적시타가 됐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적시타였다.
최상민의 활약에 SSG는 3-1로 승리, 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더불어 3년 연속 어린이날 승리를 가져갔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던 2018년 최상민은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SSG 전신 SK 와이번스의 부름을 받았고,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이후 군복무를 하고 돌아온 최상민은 2022시즌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1군 무대에도 섰다. 올해는 미국 스프링캠프를 다녀오지는 못했지만 생애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백업 외야수'로 자리 잡으면서 단 하루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최지훈이 부상을 당하자, 최상민을 '대체 선수 1순위'로 꼽았다. 그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상민은 지난달 29일 인천 두산전에서 데뷔 후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이날에는 2경기 연속 타점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날 적시타에는 비하인드가 있었다. 최상민이 최지훈의 배트로 친 것이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상민에게 최지훈이 다가왔다. 최지훈은 "야, 이걸(배트) 왜 가지고 들어갔냐"며 버럭(?)했다. 사실은 잘했다는 반어법의 칭찬이었다.
최상민은 "(최)지훈이 형이 전에 준 배트가 깨져서 몰래 들고 나왔다"고 웃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타석에 서기 전 긴장이 많이 됐다. 그 상황에선 누구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더 집중을 했던 것 같다"며 "최근 낮은 볼을 쳐 땅볼이 많이 나왔다. 타격 코치님께서 높게 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계속 1군 무대에 있는 것과 관련해선 "작년에는 많이 못 있었는데 올해는 계속 있게 되면서 적응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최)지훈이 형, (김)강민이 형 등이 정말 잘 챙겨주신다. 코치님들도 잘할 때 칭찬해주시고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자신감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최상민. 사진=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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