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문에 전기차 충전소…통학로 ‘싹둑’
[앵커]
어린이보호구역을 보완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통학로를 전기차 충전소 진입로로 내어주게 된 초등학교도 있습니다.
누가 봐도 위험한 상황인데, 어른들은 관련 규정이 없다면서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통학로를 따라 가림막이 설치돼 있습니다.
올해 8월 완공 예정인 전기차 충전소 공사장입니다.
전기차 충전소가 들어서면 이 길 중간은 차량 진입로가 될 예정입니다.
교문으로부터 네 걸음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통행로를 쪼개 차량 진출입로를 만들겠단 건데, 이렇게 되면 아이들 통학로가 뚝 끊겨버립니다.
[이세빈/초등학교 4학년 : "1, 2학년들은 좀 무서워할 수도 있어서. 길은 그대로 있고 위험한 길로 안 만들고 그냥 안전한 길로 만들고 싶어요."]
[권선미/초등학생 학부모 : "큰 차가 오고 갈 텐데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다녀야 될지 저는 그게 제일 답답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단 게 허가를 내준 지자체 설명입니다.
건축법상 전기차 충전소가 해당하는 '1종 근린생활시설'을 지을 수 있는 지역이란 겁니다.
[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건축법에 위배되는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인허가권자가 모든 걸 다 알기는 조금 힘든 부분이 있어요."]
교육청은 교육환경법과 관련이 없어 제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전기차 충전소는 교육 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해당되는 시설이 또 아니에요..."]
건축주도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건축사 관계자/음성변조 : "절차적이나 법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건축 허가를 받은 건 사실이고요."]
책임 있는 어른들이 각자 관할 규정만 따지는 사이, 아이들은 위험에 노출됐습니다.
[최재원/도로교통공단 교수 : "지금은 충전소와 도로가 바로 붙은 부분이기 때문에 현행법에는 저촉이 되지 않지만, 위험 요소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해당 지자체와 건축주 측은 뒤늦게 우회 통학로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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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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