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1년] 尹정상외교 3컷...바이든, 기시다, 그리고 시진핑

나연준 기자 2023. 5. 6. 0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바이든과 6번 만남…'워싱턴 선언'으로 확장억제 강화
기시다와 셔틀외교 복원…대중 관계는 풀어야 할 숙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4.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다보스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외교무대를 누볐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며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연대 강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외교가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발언으로 논란이 생기기도 했고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과감한 행보로 비판받기도 했다.

그래도 외국 정상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성과를 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 강화 및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4.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년 사이 6번 만남…대북 확장억제 강화 '워싱턴 선언'

윤 대통령의 외교 데뷔전은 취임 후 11일 만에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었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한국에서 열린 것은 1993년 김영삼-빌 클린턴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29년 만이었고, 취임 후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은 것도 가장 빨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동맹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글로벌 '가치동맹'으로의 재출발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최대 성과는 한국형 확장억제 내용이 담긴 '워싱턴 선언'으로 꼽힌다. 미국의 핵 자산에 관한 정보공유를 포함해 공동 기획·실행 능력을 끌어올리고, 전략핵잠수함을 비롯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에 합의했다. 핵 관련 논의를 이어갈 한미 간 고위급 상설 협의체(핵협의그룹·NCG)도 설립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핵우산에 기초한 확장 억제와는 많이 다르다. 미국이 핵 자산에 관한 정보와 기획,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다"며 "이건 하나의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이나 동맹국을 향한 북핵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 그러한 행동을 취하는 어떤 정권이든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철통 방어 의지를 드러냈다.

한미는 안보 동맹을 넘어 산업동맹, 과학기술동맹, 문화동맹, 정보동맹 등으로 확장하며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NSC간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하고, 지역 및 글로벌 무대로 공조를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뉴스1 DB)

◇담대한 결단으로 한일 관계 물꼬…12년 만에 셔틀외교 재개

한일 관계는 지난 2018년 우리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차갑게 얼어붙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며 양국 관계 변화를 시사했다.

이후 한국 정부가 3자 변제안을 골자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배상과 관련한 해법을 발표했고,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이 성사됐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에 합의했고 수출규제 조치 해제, 화이트리스트 회복,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가 없었고, 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가 너무 소극적으로 임한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첫 국무회의에서 약 25분에 걸친 생중계 모두발언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던 이유를 국민들께 직접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경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 북핵 위협의 고도화 등 복합위기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는 7일 기시다 총리의 답방으로 더 빠르게 풀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안보,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청년 및 문화협력 등 양국 주요 관심사를 협의한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상회담 결과 등을 설명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韓-中 정상 마주 앉았지만…대만해협 등 민감한 이슈 산적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중 정상이 만난 것은 2019년 12월 베이징에서의 양자회담 이후 2년 11개월 만이었다. 양 정상은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어가며 경제, 인적 교류, 한반도 평화,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이슈에서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중은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이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우리 측의 입국자 방역 강화, 중국의 맞대응 조치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또한 전략적 모호성에서 관계에서 벗어나 한미 관계가 보다 끈끈해지고, 한국판 인태전략 등으로 중국과의 관계는 삐걱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 사이에는 불편한 부분이 남아있다. 특히 워싱턴 선언, 대만해협 문제 등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중국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 및 방미 중 연설 등을 통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에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도 워싱턴 선언을 비판하는 중국을 겨냥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대북) 제재에 (중국이) 전혀 동참을 안 하면서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라며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중국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연말 개최로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중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3국 정상회의가 열리더라도 중국이 참여할지 미지수다. 그러나 미중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에 중국이 3국 정상회의를 통해 역내에서 한일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미국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yjr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