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도난사건, 사라진 '모나리자'…진범은? [30초미술관]
122년 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도둑맞습니다. 작품은 이후 2년간 루브르 바로 옆에 숨겨져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습니다. 글자 그대로 등잔 밑이 어두웠던 거죠.
하루 뒤 루브르가 다시 문을 열자 한 관람객이 모나리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못만 보인다고 신고했습니다. 루브르는 발칵 뒤집혔죠.
그렇게 허술할 수 있을까요. 당시는 보안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 미술관들은 화가들이 카피작을 그리도록 허용하고 사진을 찍는 작업도 했는데, 직원들은 처음에 모나리자가 자리에 없다면 그런 작업중이겠거니 생각했다고 합니다. 월요일은 휴장이라 관리 인력 외엔 오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결정적 이유가 더 있습니다. 루브르는 작품 훼손시도가 빈번하자 1910년 일부 귀중한 작품에 유리 케이스를 씌웠는데요. 페루자는 바로 모나리자 유리 케이스를 제작한 기술자 중 한 명이었죠. 그래서 루브르의 구조나 동선 등을 잘 알고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나리자가 사라졌다는 충격은 곧 어마어마한 대중적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사람들은 모나리자가 없는 걸 알면서도 빈 공간을 찾았습니다. 루브르가 1년간 비워둔 자리에 마침내 다른 작품을 걸자 모나리자가 영영 사라졌다는 분위기가 퍼졌습니다.
도난 2년 후인 1913년 말, 사건은 급진전합니다. 모나리자를 훔쳐간 페루자가 이탈리아에서 붙잡히고 모나리자도 찾아낸 것입니다. 100년도 넘게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의문이 많습니다. 페루자가 1913년 이탈리아의 유명 골동품 상인에게 판매 의향을 전했고 이때 덜미를 잡힌 것은 팩트입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루자의 동기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페루자는 2년간 모나리자를 자신의 집에 보관했는데 놀랍게도 루브르 근처였다고 합니다. 돈을 벌려고 훔쳤다면 왜 2년간 숨겼을까요. 하나의 가설은 '발피에르노'라는 사기꾼을 배후로 지목합니다.
이 설에 따르면 발피에르노는 가짜를 팔아 돈을 챙긴 뒤엔 원작의 운명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2년동안 페루자에게 연락하지 않자 기다리다 지친 페루자가 모나리자를 들고 이탈리아로 향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전개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습니다.
하지만 발피에르노의 정체는 불분명합니다. 특정 보도 외에 추가로 드러난 사실이 없고, 결정적으로 그가 제작했다는 위작들이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네요. 그럴듯하게 꾸며낸 이야기일까요.
어쨌든 모나리자는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루브르에 다시 걸렸습니다. 1914년 1월4일입니다. 이 사건은 미술품 안전 및 보안을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였죠.
모나리자의 명성은 도난 이전과 차원이 다를 만큼 높아졌습니다. 현대에는 CCTV, 온도·습도 유지장치 등 첨단기술의 '철통경호'를 받고 있는데요. 제2의 페루자가 나타날까요. "도난을 막으려 루브르엔 가짜를 전시하고, 진짜는 안전한 곳에 숨겨뒀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세계명화 비밀', 모니카 봄 두첸, 생각의 나무 (2005)
* 뉴욕타임스(NYT) "Happy Birthday to the Man Who Stole the Mona Lisa and Took It to Italy" 기사 (2022.10.7)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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