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 전문 요양병원 설립 이유

이수지 기자 2023. 5. 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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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교요양병원 개원식'[안성=뉴시스] 박진희 기자 = 3일 경기 안성시 아미타불교요양병원 개원식에 약 500명의 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불교의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총무원장 진우스님, 삼천사 회주 성운스님, 원로회의 의장 자광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정도스님, 김동연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김학용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 안성시의회 안정열 의장 등이 참석했다.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을 위한 전문 요양병원이다. 2023.05.03. pak7130@newsis.com


[안성=뉴시스] 이수지 기자 = 스님들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전문 요양병원이 문을 열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이다.

8000평이 넘는 부지에 편백나무 공원과 수목이 우거져 자연친화적 환경을 갖췄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3~4월까지 1차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4층에 스님 전용 병실 10개와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건물 2층과 3층 일반병동에는 환자들이 입원해있다. 병원은 내년까지 2층과 3층 일반병동도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한방과 등 4개 진료과목 전문의들이 병원에 상주해 있다. 비구니 간호사를 비롯해 전문 의료인력이 충원돼 스님 돌봄 서비스 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스님 전문 요양병원은 조계종이 '승려복지 강화를 위한 승가공동체 안정화'를 위해 추진하는 주요 핵심과제 중 하나다.

의료법인 '대한불교조계종승려복지' 이사장을 맡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3일 요양병원 개원식에서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조계종의 모든 스님이 노후에도 승가구성원으로서 위의를 지켜가면서 임종할 때까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전문 병원"이라며 "이제 스님들은 쾌적하고 편안한 병실에서 전문 의료진의 보호를 받으면서 최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제37대 총무원은 승려복지제도를 더욱 확대해, 스님들이 출가에서 열반까지 수행과 포교에 정진할 수 있도록 종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원로회의 의장 자광스님은 "스님들, 특히 나처럼 교구 본사가 없는 스님들이 노후에 갈 곳이 없어서 매우 걱정이 많았다"며 "나도 이제 80세가 넘어 머지않아 이곳에 올 것 같으니 잘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
[안성=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3일 경기 안성시 아미타불교요양병원 개원식을 마치고 병원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을 위한 전문 요양병원이다. 2023.05.03. pak7130@newsis.com

조계종 최초 직영 요양병원

최근 조계종 내에서는 전문 요양병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스님들의 노령화가 진행되며 일반병원 이용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스님도 많았다.

'대한불교조계종승려복지' 이사 성화스님은 지난 4월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양병원 운영방침에 대해 "노스님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은 일반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여러모로 불편함을 느껴왔다"며 "간호사 자격을 갖춘 비구니 스님이나 출가 전 의료계에 종사했던 스님, 동국대의료원이나 병원불자연합회와 연계된 불자의료인들을 주축으로 의료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단 사상 첫 직영이라 안정적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향후 5년간 종단에서 운영자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 승려복지회 관계자는 "현재 전체 스님 중 만 60세 이상 스님 비중을 30~4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이 된 스님은 40~50년 넘게 사찰에서 일반 사람들과 떨어져 수행하며 생활하다 보니 생활 방식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데 일반 병원은 그런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의료기술이 좋아졌는데도 연세가 많은 스님은 절에서 전문적인 치료나 돌봄을 받을 수 없어 건강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있으면 종단 차원에서 그분들을 더 잘 모실 수 있어 요양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성=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경기 안성시 아미타불교요양병원 개원식을 마치고 병원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을 위한 전문 요양병원이다. 2023.05.03. pak7130@newsis.com

요양병원을 통한 승려복지 확대

조계종은 요양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스님 출가부터 열반까지 승려복지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진우스님은 "앞으로 전체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통해 한층 더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모시키면서, 중장기적으로 80병상 규모의 제2병동을 신축하여 총 250병상의 시설로 확충하고, 명실상부한 전문 요양병원으로 발전시켜 모범을 보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1차 리모델링을 통해 병상을 145병상에서 165병상으로 늘린 상태다.

승려복지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병상 80~1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신축건물을 지어 스님들을 모시려 한다"며 "규모가 커지면 진료과목과 의료진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신축건물을 짓게 되면 그곳에 장례식장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스님들이 일반 장례식장을 사용하기 불편하니 요양병원에 장례식장을 만들어 불교 장례문화로 치러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종단이 지원하는 대상도 확대될 예정이다. 승려복지회 관계자는 "조계종 스님이 우선 대상이고 두 번째가 다른 종단 스님들, 세 번째가 불자들과 조계종 사찰에서 근무하는 종무원 가족 순"이라며 "순차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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