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 전문 요양병원 설립 이유
[안성=뉴시스] 이수지 기자 = 스님들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전문 요양병원이 문을 열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이다.
8000평이 넘는 부지에 편백나무 공원과 수목이 우거져 자연친화적 환경을 갖췄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3~4월까지 1차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4층에 스님 전용 병실 10개와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건물 2층과 3층 일반병동에는 환자들이 입원해있다. 병원은 내년까지 2층과 3층 일반병동도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한방과 등 4개 진료과목 전문의들이 병원에 상주해 있다. 비구니 간호사를 비롯해 전문 의료인력이 충원돼 스님 돌봄 서비스 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스님 전문 요양병원은 조계종이 '승려복지 강화를 위한 승가공동체 안정화'를 위해 추진하는 주요 핵심과제 중 하나다.
의료법인 '대한불교조계종승려복지' 이사장을 맡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3일 요양병원 개원식에서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조계종의 모든 스님이 노후에도 승가구성원으로서 위의를 지켜가면서 임종할 때까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전문 병원"이라며 "이제 스님들은 쾌적하고 편안한 병실에서 전문 의료진의 보호를 받으면서 최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제37대 총무원은 승려복지제도를 더욱 확대해, 스님들이 출가에서 열반까지 수행과 포교에 정진할 수 있도록 종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최초 직영 요양병원
'대한불교조계종승려복지' 이사 성화스님은 지난 4월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양병원 운영방침에 대해 "노스님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은 일반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여러모로 불편함을 느껴왔다"며 "간호사 자격을 갖춘 비구니 스님이나 출가 전 의료계에 종사했던 스님, 동국대의료원이나 병원불자연합회와 연계된 불자의료인들을 주축으로 의료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단 사상 첫 직영이라 안정적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향후 5년간 종단에서 운영자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 승려복지회 관계자는 "현재 전체 스님 중 만 60세 이상 스님 비중을 30~4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이 된 스님은 40~50년 넘게 사찰에서 일반 사람들과 떨어져 수행하며 생활하다 보니 생활 방식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데 일반 병원은 그런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을 통한 승려복지 확대
진우스님은 "앞으로 전체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통해 한층 더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모시키면서, 중장기적으로 80병상 규모의 제2병동을 신축하여 총 250병상의 시설로 확충하고, 명실상부한 전문 요양병원으로 발전시켜 모범을 보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1차 리모델링을 통해 병상을 145병상에서 165병상으로 늘린 상태다.
승려복지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병상 80~1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신축건물을 지어 스님들을 모시려 한다"며 "규모가 커지면 진료과목과 의료진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신축건물을 짓게 되면 그곳에 장례식장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스님들이 일반 장례식장을 사용하기 불편하니 요양병원에 장례식장을 만들어 불교 장례문화로 치러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종단이 지원하는 대상도 확대될 예정이다. 승려복지회 관계자는 "조계종 스님이 우선 대상이고 두 번째가 다른 종단 스님들, 세 번째가 불자들과 조계종 사찰에서 근무하는 종무원 가족 순"이라며 "순차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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