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퇴직연금 340조원 '머니무브'… 디폴트옵션 뭐길래

이남의 기자 2023. 5. 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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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오는 7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의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40조원의 퇴직연금을 굴리는 가입자들이 성과 좋은 곳으로 적립금을 옮기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12일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지정이 의무화된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영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11월 첫 상품 승인이 이뤄진 후 지난해 말 기준 259개 상품이 승인됐다. 주요 은행들은 퇴직연금 가입자 전용 상담센터를 확충하고 비대면 채널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점유율 사수에 주력하고 있다.


퇴직연금 고객 잡아라… AI 투자 솔루션 봇물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가 고객의 연금 자산 현황을 진단하고 은퇴 시점에 필요한 연금자산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적의 투자방향을 제시하는 'AI연금투자 솔루션'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특화 서비스 '신한 연금케어'를 출시했다. 목표 기반 투자 엔진을 적용해 인별 수익률 목표 설정,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 자산건강도 및 투자 가이던스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별 퇴직연금 운용 목표액, 목표 수익률이 달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은행도 핀테크 업체 파운트와 협업을 통해 'WON뱅킹'에서 AI에 기반한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 확대, 전문조직 신설, 신규 서비스 출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모바일 통해 DC형 연금 가입부터 운용지시, 디폴트옵션 지정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디폴트옵션 상품 3개를 고용노동부에서 추가로 승인받아 총 10종의 상품 구성을 마쳤다. 삼성증권은 서류 작성이나 발송이 필요 없는 '삼성증권 3분 DC' 관련 특허 출원, 개인형 퇴직연금(IRP) 내 관리 수수료를 없앤 '다이렉트IRP' 등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톡 채널 '한국투자증권 챗봇'에 퇴직연금 전용 메뉴와 콘텐츠를 도입했다.


우리은행 넘어선 미래에셋증권… DC형 수익률 높아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액은 336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295조원보다 13.6%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우리은행을 넘어서며 증권사의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연금 포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DB형·DC형·IRP형)은 20조9397억원으로 우리은행(20조8755억원)을 소폭 웃돌며 전체 6위에 안착했다. 은행의 퇴직연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 확정급여(DB)형의 수익률이 낮아 증권사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으로 옮겨간 고객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 확정급여(DB)형 상품의 3년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1.39%~1.48% 수준으로 원금보장형인 만큼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수익률이 예금 수준보다 낮아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C형 퇴직연금은 개인이 운용지시를 내릴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성향에 따라 증권사에 맡겨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큰 상품으로 꼽힌다"며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디폴트옵션 수혜를 받고 있는 증권사와 오랜 기간 고객을 유치한 은행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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