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토종 숏폼’ 셀러비 “동남아 공략해 月 이용자 300만명 목표”
”틱톡과 달라… 시청자도 수익 본다“
”내달 동남아 마케팅, 성장 원년 될 것”
“6월부터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지금도 이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남아시아 이용자인데, 지난달 기준 20만명 선인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연말까지 30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박성훈 셀러비코리아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의 기업가치가 300조원에 달하는데 틱톡의 1%만 돼도 기업가치가 3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셀러비코리아는 국산 숏폼(길이가 짧은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셀러비’를 운영하는 4년차 스타트업이다. 셀러비는 동영상을 시청하면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W2E(Watch To Earn)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이용자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데, 이 포인트는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 ‘팬시’로 현금화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이 선점한 숏폼 산업에서 동영상 시청자에게 보상을 지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셀러비코리아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셀러비코리아를 이끌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2021년 1월에 합류했다. 당시 셀러비코리아는 비용을 지불하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원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는 플랫폼을 하려다가 숏폼 플랫폼으로 사업을 전환할 시기였다. 플랫폼 개발부터 시작해 셀러비를 이끌게 됐다. 그 전에는 컴퓨터공학 박사로서 연구소에서 원천기술을 연구했다. 교통 관련 빅데이터와 딥러닝(심층학습)을 연구했는데 사실 재미가 없었다. 그보다 재미있고 눈에 보이는 서비스를 하고 싶어 숏폼에 뛰어들게 됐다. 이미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시장이기는 해도 여전히 확장성이 크고 사업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거라고 봤다.”
-틱톡, 유튜브와 다른 셀러비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제일 큰 건 W2E다. 셀러비가 틱톡과 유튜브만큼 콘텐츠가 많지는 않지만, 우리만의 특별한 보상체계가 있다. 기존 플랫폼의 보상 시스템은 창작자 위주였다. 그것도 플랫폼 자체에서 주는 수익이 아니라 광고 등 부가적으로 붙는 수익이었다. 그 수익은 동영상 조회수, 채널 구독자 수, 평균 시청 시간 등 이용자 반응을 수치화한 다음에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다. 그런 걸 보면서 시청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저희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용자가 플랫폼에 시간을 투자한 만큼 보상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콘텐츠 소비가 늘어 콘텐츠 공급량이 늘어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시청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을 얻나.
“출석 확인, 동영상 시청 등 애플리케이션(앱) 내 활동을 통해 셀러비포인트를 지급한다. 처음 가입하면 하루 300포인트까지 적립이 가능하고 이후엔 활동량에 따라 제한 없이 수익을 쌓을 수도 있다. 셀러비포인트는 포인트당 원화 1원의 가치를 지니는데, ‘팬시’라는 코인으로 바꿀 수 있고 거래소에서 코인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국내 거래소 빗썸을 비롯해 MEXC, 후오비글로벌, 코인DCX, 라토큰 등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했다. 코인은 자체 NFT(대체 불가능 토큰) 마켓 ‘팬시플레이스’에서도 쓸 수 있다. 이 밖에도 현재 티머니와 업무제휴를 맺어 코인으로 바꾸지 않아도 포인트당 1원으로 편의점 등에서 쓸 수 있게 했다. 포인트 사용처는 앞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플랫폼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 ‘셀럽(유명인)’도 중요한 정체성 같다.
“그렇다. 토종 플랫폼이기 때문에 한류 콘텐츠도 저희가 밀고 가야할 정체성인데, 그렇다고 해서 셀러비가 연예인 위주의 팬덤 플랫폼은 아니다. 어떤 창작자의 팔로워가 100명뿐이어도 그 100명에게 그는 ‘셀럽’ 아니겠나.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저희 플랫폼을 통해 더 유명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플랫폼 이름을 ‘셀러비’라고 지었다.”
-이용자 규모는 얼마나 되나.
“지난해 가장 많이 나왔을 때 MAU가 40만명이었다. 다만 당시 셀러비가 만든 가상자산 ‘팬시’가 국내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어 포인트 적립만을 위해 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들이 있었다. 이런 허수를 걸러낸 고정적인 이용자 수는 월 2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시아 이용자가 가장 많다. 100명 중 80명 정도가 아시아 이용자, 나머지 20%는 남미, 유럽 이용자인 것으로 집계된다. 아시아 이용자 중엔 40%가 한국이고 나머지는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이용자다.”
-팬시가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데,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없나.
“조바심 내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안 좋은만큼 공격도 많은 것 같다. 때문에 여러모로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인 관리도 가상자산 수탁 전문 기업에 맡기고 있다. ‘이런 식으로 팬시 코인을 내보낼 거다’라고 승인을 요청하면 계획과 비교해서 관련 업무를 대행해주는 것이다. 최대한 문제 없이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NFT 사업도 준비 중이다. 역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지금까지는 콘텐츠 제작사와 게임사, 유통사가 지식재산권(IP)만 있으면 NFT로 발행해버리는 사례가 많았다. 때문에 NFT에 대한 막연한 피로도와 불신이 쌓인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많다. ‘변치 않는 소유권’ 하나만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붙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종의 티켓 같은 개념이다. 이를 테면 한 가수가 데뷔할 때 NFT를 100개 발행하는데, 이 NFT가 있으면 그 소유주는 이 가수 팬미팅에 평생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소유 자체에 의미를 두게 하기보다는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기능을 담으면 NFT 시장은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동남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마케팅을 진행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6월부터 시작하려 한다. 먼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공략할 예정이고 인도와 필리핀까지 시험 삼아 함께 해보려 한다.
같은 동남아시아라도 나라마다 특성이 달라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필리핀에서는 W2E 보상 프로그램을 강조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자 한다. 필리핀은 가상자산이 완전히 제도권에 들어와 있어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한 곳이다. 앞서 P2E(Play To Earn) 게임이 유행했을 때 필리핀에서 이용자들이 게임으로 월급 이상의 돈을 벌어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와 달리 한국 콘텐츠 소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보상 프로그램보다는 콘텐츠적으로 접근해 ‘K플랫폼’임을 강조하려고 한다. 현재 20만명 선인 MAU가 연말쯤 되면 300만명에 이르게 하는 것이 목표다.”
-셀러비코리아의 포부가 궁금하다.
“‘좋은’ 플랫폼이 되고 싶다. 숏폼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데 콘텐츠 윤리 문제도 같이 커지고 있다. 자극적인 숏폼 ‘챌린지’를 따라 하느라 일주일에 한두 명씩은 숨진다고 한다. 최근 중학생이 감기약 스무 알을 복용해 ‘마약에 취한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됐던 사건도 발단은 온라인 유행이었다. 숏폼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유해한 콘텐츠들도 끝없이 번져나가는데, 셀러비만큼은 이 위험에서 자유로운 플랫폼이 되고 싶다. 자극적이고 위험한 것 말고도 재밌는 볼거리가 많다. 셀러비코리아는 창작자들이 업로드하는 영상 하나하나를 사람이 검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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