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대표 만나는 바이든, 디폴트 위기 해법 찾을까
기사내용 요약
바이든, 9일 상·하원 여야 대표들과 회담 예정
부채 한도 그대로면 내달 1일 디폴트 가능성
공화당 "예산 삭감"…정부 "협상 없다" 평행선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미국 정부가 이르면 내달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이를 것이란 경고가 나와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여야 대표들을 만나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매카시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 4인을 만난다.
이번 만남은 의회의 부채 한도 상향이 지연되면서 디폴트 위기 가능성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여야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련됐다.
미국은 법률을 통해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2021년 12월 증액된 31조3810억달러(약 4경1510조원)다.
지난 1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상·하원 의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오는 6월1일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부채 한도 인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이번 회기 세입이 기대보다 적었던 반면 정부 지출은 늘어나 이르면 내달 1일 정부 재정이 바닥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디폴트 땐 대대적 충격 불가피…"경제적 재앙"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일 보도에서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지 않다"며 "정부는 세입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빚을 내서 이를 충당하는데, 빌릴 수 있는 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미국은 예측하기 힘든 채무불이행 사태를 각오해야 하고, 이는 연방 채무에 대한 세계적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주식 시장 충격으로 이어지고, 실업률을 끌어올리며 엄청난 기업 부도를 압박한다"면서 "경기침체는 거의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도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미국 정부의 모든 계약과 사회보장 연금의 지, 연방 공무원 봉급을 비롯한 모든 지출이 연쇄적으로 막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옐런 장관도 지난달 워싱턴DC 한 행사에서 "디폴트는 경제적·재정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백악관 경제 보좌관 위원회(Council of Economic Advisers)는 보고서를 통해 장기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약 830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주식 시장이 45%나 급락하는 등 미국 경제에 엄청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놨다.
단기 디폴트가 이뤄지면 일자리가 연내 50만개 이상 줄고, 가장 충격이 적은 '벼랑 끝 타협' 상황에서도 20만개 일자리가 감소하며 국내총생산(GDP)의 0.3%가 깎여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조건 없는 한도 상향 vs 예산 삭감 동반…차이 좁힐까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요구하는 반면, 공화당은 연방정부 예산 삭감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이미 부채 한도를 32조9000억달러로 늘리는 대신, 연방정부 예산 규모를 1300억 달러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원에서 우세인 민주당은 거부 의사를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바이든 대통령이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나 양측 입장을 좁힐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회담 일정이 정해진 뒤에도 "채무불이행을 막는 것은 의회의 헌법적 책무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지도자들과 회담에서 세입과 세출 예산 해결을 위한 별도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부채 상향 한도와 예산 논의를 연계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 일부에서는 옐런 장관이 제시한 '데드라인'이 다소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상원 인자인 존 튠(사우스다코타) 의원은 미 매체 액시오스에 "아직 약간의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도 "6월1일이 한도라고 믿지 않으며, 장관이 미국인들을 압박하기 위해 설정한 한도라고 보고 있다"며 "한도는 7월 말 또는 8월 중 어느 시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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