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1년, 친윤계는 지금…장제원·박성민 '뜨고' 권성동 '숨고르기'

정윤아 기자 2023. 5.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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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권성동, 3·8 전당대회 불출마…장제원, 밀었던 김기현 당선
이철규·박성민, 뒤에서 조용히 윤 대통령 복심으로 활동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장제원 의원 등 여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일어나며 핵심 인물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6일 여당에 따르면 원조 친윤계인 장제원·이철규 의원은 여당내 핵심 인사로 위상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반면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권성동 의원은 전대 불출마를 기점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박성민 의원이 친윤계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생의 대선 공신들…친윤계 핵심으로

권성동·장제원 등 친윤계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도움을 주고 결국 대선승리를 안기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여의도 문법에 익숙지 않은 윤 대통령을 위해 살신성인하며 당내 경선부터 대선 과정 전반을 이끌었다.

전략가인 장제원 의원은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권 의원은 조직을 관할하며 대선 캠프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등두 사람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은 명실상부 정권의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이들과 갈등을 빚은 이준석 전 당대표는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부르며 비판했지만, 그들이 대선 공신이자 핵심이라는 건 아무도 부인하지 못했다.

장제원 의원은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아 인수위 인선부터 조직 구성까지 실무작업을 담당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인수위가 종료된 뒤 국회로 다시 돌아와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을 만들었다. 국민공감은 당 소속 115명 중 65명이 초반 참여했을 정도로 당내 핵심축이 됐다.

장 의원은 지난해 8~9월 이준석 전 대표 처리 문제로 이 전 대표측과 대립하며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설 등으로 잠시 부침을 겪기 했지만 윤 대통령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여전히 현 정권의 핵심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당을 이끌었다.

이후 이준석 전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고, 지도부 공백이 생겼다. 권 의원은 처리 문제를 놓고 직무대행 체제를 주장했지만 계속된 당내 혼란과 국정 난맥상에 책임을 지고 5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권 의원은 여전히 윤 대통령이 관저에 초청해서 부부동반 만찬을 하는 친윤계 의원 멤버인데다, 인품이 좋아 여전히 따르는 의원들도 많아 친윤계 다른 축으로 평가받았다.

권성동, 3·8 전당대회 불출마…장제원, 밀었던 김기현의 당선

올해 3·8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두 사람의 위상은 상당히 달라졌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사진=권성동 의원실 제공) 2021.05.31.

초반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김기현 의원 등 후보군이 8명 넘게 거론되면서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권 의원은 오래전부터 당대표 출마를 고심했다. 친윤핵심인 권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위해 총선승리를 이끌겠다'는 명분으로 출사표를 던질 경우, 해볼만 하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장제원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선택해 이른바 '김장연대론(김기현-장제원연대)'을 꺼내면서 전대 구도가 180도 변했다.

지지율 3%대였던 김기현 의원이 친윤계 핵심 장 의원의 조력으로 지지율 두 자릿수를 넘어가면서 권 의원의 고심도 깊어졌다.

본인이 출마를 할 경우 친윤계 표를 분산시켜 대통령실이 탐탁지 않아하는 나 전 의원이나 안철수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다는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친윤계 대표 후보 프레임을 형성하고, 대통령실에서도 김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선택했다는 언론 보도와 소문이 확산되자 권 의원은 고심하다 불출마를 선언했다.

본인이 대통령을 만든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수 없기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불출마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됐다.

장 의원은 김기현 의원의 당선을 위해 유력한 후보였던 나 전 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김기현 의원이 과반 넘게 표를 획득해 당 대표에 당선됐다.

김기현 당대표 출범 후 친장제원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주요 요직을 맡으면서 장 의원의 존재감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반면 권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언론 접촉을 피하며 가끔 중요한 현안이슈에 대해서만 SNS(페이스북)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등 로우키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조력을 위한 메시지나,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 메시지는 내지만 당내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내홍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정치권에선 권 의원이 숨고르기를 하며 다음 행보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권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5선 의원이 되면 자동적으로 당대표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간다. 이를 위해 윤핵관의 이미지를 벗어 ‘총선 때 친윤계 백의종군’ 논란을 피하고 중진으로서 무게감을 올리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박성민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05.02. amin2@newsis.com

이철규·박성민, 조용히 뒤에서 尹복심으로 활동

이철규 의원은 다른 친윤계 의원들과 달리 큰 기복없이 꾸준히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다.

경찰출신 재선인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직본부장을 맡고 선대위 체제 때는 종합상황실장으로 일했다. 선대본부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선 당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일하며 당의 살림살이를 운영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생각을 읽고 막후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데 탁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윤석열 후보에게 협조하게 한 것과 안철수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하는 과정에도 이 의원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이 의원의 발언에 언론이 집중하는 이유도 그만큼 이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설, 강원지사 출마설이 돌았지만 국회에서 자리를 지켰다.

이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함께 국민공감 출범을 추진하고 초대 간사를 맡았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어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에 참석하며 친윤계 핵심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 의원은 김기현 대표 출범후 첫 사무총장을 임명돼 명실상부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대선 과정에선 다른 친윤계 의원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현 시점에 떠오른 새로운 친윤 핵심 의원들도 있다.

박성민 의원은 울산 중구를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이다.

울산지역 구청장 출신인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사시절부터 알고 지낸 몇 안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 의원은 대선 이후인 지난해 3월 이준석 당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윤석열 당선인-이준석 대표간 가교역할을 했다.

갈등을 빚던 윤 당선인과 이 대표를 중재하고 화해시켜 울산회동을 만든 주역으로 김기현 현 대표와 박 의원이 꼽힌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을 오래시간 알았던 만큼 충성도가 높고,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에서 중요 요직인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됐다.

그는 이달 초 있었던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대통령실의 의중을 읽고 윤재옥 후보를 지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이달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도 동행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박 의원을 따르면서 당내 또 다른 축이 형성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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