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꽃가루 지난해의 2배..."나들이철, 알레르기 조심하세요"
[앵커]
봄철 알레르기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3년 동안 쓰던 마스크를 벗은 것도 알레르기 환자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년 동안 알레르기 치료를 받아 온 박환희 씨.
국화꽃 등에 알레르기가 심해 주로 가을에 고생했는데, 올해는 봄부터 병원 방문이 잦아졌습니다.
[박환희 / 서울 도봉동 : 쑥하고 국화 이런 쪽 알러지라 가을 알러지긴 한데, 요즘엔 꽃가루가 워낙 많이 날리니까….]
프로야구 선수 박병호는 최근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 채 타석에 서기도 했습니다.
올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 발생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 자료를 보면 알레르기 독성이 강한 참나무 꽃가루의 경우 올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포집됐습니다.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한 날짜도 지난달 4일로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빨랐습니다.
여기에 3년 만에 마스크를 벗게 된 것도 알레르기 환자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환자가 늘면서 한 알레르기 치료제는 약국 판매량 순위가 한 달 만에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Z정, 53위→36위)
다른 나라도 비슷해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올해 미국인의 25%가 알레르기를 앓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외출 시 안경이나 마스크를 써서 접촉을 줄이고 집에 와선 눈과 코까지 잘 씻어야 합니다.
심할 경우엔, 병원을 찾아 혀 밑에 녹여 먹는 약이나 주사 등을 쓰는 면역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유발 물질을 조금씩 여러 번 접촉시켜서 우리 몸을 덜 예민해지게 만드는 치료법입니다.
[손경희 /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 : 면역 주사라든지 설하 면역 요법을 저용량으로 오랜 기간 꾸준히 하게 되면 우리 면역 체계가 '더 이상 이 항원은 나에게 나쁜 해로운 항원이 아니다.' 이렇게 면역 관용을 얻게 되어서 알레르기 증상이 60~80% 이상 경감하게 됩니다.]
알레르기는 최근 한 인기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심한 경우 쇼크사까지 불러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 물질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YTN 기정훈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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