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이 키우며 성장”… 육아휴직 아빠, 이렇게 삽니다
이호재 기자 2023. 5. 6.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회사원 심규성 씨가 2020년 8월 태어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한다고 하자 주변에선 응원보다 걱정을 내비쳤다.
그런데도 심 씨가 육아휴직을 한 건 아이와 함께 누워 낮잠을 자고, 밥을 먹는 삶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세 아이의 아빠인 박정우 씨는 자신만의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정민 씨는 아이를 키운 지 10년이 넘은 '프로 아빠'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직업 가진 아빠 다섯 명… 뉴스레터로 솔직한 이야기 공유
‘독박 전업 육아’ 직접 해보니, 매번 자신만의 시간 포기해야
“거꾸로 아이에게 배우기도”
◇썬데이 파더스 클럽/강혁진 박정우 배정민 손현 심규성 지음/284쪽·1만6700원·미디어창비
‘독박 전업 육아’ 직접 해보니, 매번 자신만의 시간 포기해야
“거꾸로 아이에게 배우기도”
◇썬데이 파더스 클럽/강혁진 박정우 배정민 손현 심규성 지음/284쪽·1만6700원·미디어창비
“회사 그만두려고?”
회사원 심규성 씨가 2020년 8월 태어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한다고 하자 주변에선 응원보다 걱정을 내비쳤다. “육아휴직 하는 남자는 처음 봤다” “회사가 괜찮다고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도 심 씨가 육아휴직을 한 건 아이와 함께 누워 낮잠을 자고, 밥을 먹는 삶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지옥이었다. 매일 밤 아이의 “으앙” 울음소리에 잠을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 아이의 입에 사탕을 물리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틀어주며 달래야 했다. 아이에게 맞지 않는 기저귀를 잘못 샀다가 동네 마트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맞는 기저귀를 찾았던 일도 있었다. ‘아버지 세계’의 신입사원인 심 씨는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이렇게 평가했다. “멀리서 볼 때 모든 게 쉬워 보인다. 독박 전업 육아의 세계에서 상상했던 호사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아빠 5명이 육아 경험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회사원, 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업을 지닌 아빠들은 어느 날 자신의 육아 고민을 주변과 나누고 싶어졌다. 지인끼리 이야기를 나눈 끝에 뉴스레터를 돌아가며 써보기로 했다. 지난해 2월부터 매주 일요일 밤 발송하기 시작한 뉴스레터의 구독자는 현재 1600명에 이른다. 책은 뉴스레터를 다듬어 묶은 결과물이다.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기로도 읽힌다.
하지만 현실은 지옥이었다. 매일 밤 아이의 “으앙” 울음소리에 잠을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 아이의 입에 사탕을 물리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틀어주며 달래야 했다. 아이에게 맞지 않는 기저귀를 잘못 샀다가 동네 마트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맞는 기저귀를 찾았던 일도 있었다. ‘아버지 세계’의 신입사원인 심 씨는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이렇게 평가했다. “멀리서 볼 때 모든 게 쉬워 보인다. 독박 전업 육아의 세계에서 상상했던 호사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아빠 5명이 육아 경험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회사원, 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업을 지닌 아빠들은 어느 날 자신의 육아 고민을 주변과 나누고 싶어졌다. 지인끼리 이야기를 나눈 끝에 뉴스레터를 돌아가며 써보기로 했다. 지난해 2월부터 매주 일요일 밤 발송하기 시작한 뉴스레터의 구독자는 현재 1600명에 이른다. 책은 뉴스레터를 다듬어 묶은 결과물이다.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기로도 읽힌다.
육아휴직 중인 손현 씨는 “육아에 해방은 없다”고 했다. 손 씨는 아침밥을 차릴 때면 복권을 긁는 심정이다. 아이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음식을 잘 먹는 날도 있지만, 미간을 찌푸리며 밥을 거부할 때도 많다. 특히 평일의 한가운데인 수요일에는 ‘수요병’이 도진다. 주말이 될 때까지는 직장에 다니는 아내가 육아를 함께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한다.
세 아이의 아빠인 박정우 씨는 자신만의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기 전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은 사치다.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샤워기 밑에 서 있는 일도, 밥 먹고 설거지할 때까지 잠시 쉬는 일도 상상하기 힘들다. 그는 틈날 때마다 유튜브를 빨리 감기로 보면서 취미생활을 하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삶을 살아간다.
마흔 살에 아빠가 된 강혁진 씨의 아침은 육아와 함께 시작된다. 아내가 오전 6시에 출근하면 프리랜서인 강 씨는 분유를 만들어 아이에게 먹인다. “잠깐만 기다려”라며 우는 아이를 달래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솜씨가 엄마에게 밀리지 않는다. 능숙한 강 씨를 보면 ‘육아는 엄마가 해야 하는가’를 되묻게 된다.
배정민 씨는 아이를 키운 지 10년이 넘은 ‘프로 아빠’다. 아이와 비디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할 때면 아이와 아빠의 처지가 바뀐다. 게임 속에서 아이는 “여기로 오라”며 아빠를 이끌고, 어떻게 게임을 잘할 수 있는지 친절히 알려 준다. 그때 그는 현실에서 능숙하지 못한 아이를 혼냈던 자신을 되돌아본다. “아이는 내가 서툴러 버벅거려도 절대 열 내지 않는다. 나는 보호자로서의 태도를 거꾸로 아이에게 배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7명대로 떨어졌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아이 수인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출산의 이유 중 하나가 ‘독박 육아’ 아닐까.
만약 저자들처럼 아이와 친근한 아빠가 더 많다면, 육아휴직 하는 남자가 많다면 아이를 낳고 싶은 부부가 늘어날 것 같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7명대로 떨어졌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아이 수인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출산의 이유 중 하나가 ‘독박 육아’ 아닐까.
만약 저자들처럼 아이와 친근한 아빠가 더 많다면, 육아휴직 하는 남자가 많다면 아이를 낳고 싶은 부부가 늘어날 것 같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넘어지면 큰일”…어버이날 선물로 ‘낙상 백신’ 어때요?[서영아의 100세 카페]
- 오늘 尹-기시다 한일정상회담…안보·경제 강화로 ‘미래 청사진’
- “이건 역사에 남을 것”…유동규, 법정서 “정진상 씨!” 소리친 사연은? [법조 Zoom In/대장동 재
- ‘돈봉투’ 민주당 지지율, 7주만에 與에 뒤져… “총선서 野 지지” 정부견제론은 더 높아져
- 韓美 핵협의그룹(NCG) 설치가 나토식 핵공유보다 강력? 실상은…
- 패트리엇이 러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잡았다…우크라 “역사적인 일”
- 순식간에 8조 증발한 초유의 주가 폭락 사태… 사상 최대 금융사건 檢 수사 막 올라
- 尹엔 야구액자, 김건희엔 사파이어…국빈방미 선물 보니
- 1066회 로또 1등 16억씩…자동 11명·수동 3명·반자동 1명
- 또 ‘우울증갤러리’…어린이날 10대 2명 극단 선택 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