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강력한 지도자 전성시대… 언제 끝날지 예측 어렵다”
이소연 기자 2023. 5. 6.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9년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은 직전 해보다 4년 단축돼 58세까지 떨어졌다.
러시아로부터 독립하려던 체첸공화국은 1999년 모스크바 일대 아파트에 폭탄 테러를 가했다.
모스크바 아파트 테러 전 2%에 그쳤던 그의 지지율은 그해 11월 40%를 넘어섰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나왔던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해 외친 구호는 "그녀를 가둬라"였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0년 푸틴 당선되며 포문 열어… 시진핑 급부상하며 트럼프 등장
“바이든, 민주주의 수호 외치지만, 현재로선 미국도 상황 못 바꿀 것”
◇더 스트롱맨/기디언 래크먼 지음·최이현 옮김/408쪽·2만1000원·시공사
“바이든, 민주주의 수호 외치지만, 현재로선 미국도 상황 못 바꿀 것”
◇더 스트롱맨/기디언 래크먼 지음·최이현 옮김/408쪽·2만1000원·시공사
1999년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은 직전 해보다 4년 단축돼 58세까지 떨어졌다. 유엔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빈곤율과 실업률, 재정 불안전성 증가”를 꼽았다. 러시아는 1998년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언했다. 러시아로부터 독립하려던 체첸공화국은 1999년 모스크바 일대 아파트에 폭탄 테러를 가했다.
바로 그때 연방보안국(FSB) 국장 출신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이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올랐다. 모스크바 아파트 테러 전 2%에 그쳤던 그의 지지율은 그해 11월 40%를 넘어섰다. 이 기간 러시아 언론은 “체첸으로 밀고 들어가라”고 명령하는 푸틴의 모습을 자주 실었다.
2000년, 21세기 시작과 동시에 푸틴은 러시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무 담당 수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푸틴의 등장 이후 중국과 튀르키예(터키), 영국, 미국 등을 장악한 스트롱맨의 시대를 분석했다. 저자가 정의한 ‘스트롱맨’은 보수주의자이면서 민족주의자로, 소수자를 배척하고 국익만을 노골적으로 앞세우는 국가 지도자를 뜻한다. 책에는 스트롱맨 통치의 특징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을 담았다.
저자는 스트롱맨 시대가 세계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건 2012년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으로 집권한 뒤부터라고 봤다. 이전에도 러시아와 튀르키예에서 스트롱맨 통치가 싹텄지만 이들은 초강대국이 아니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패권을 놓고 미국과 다투는 중국의 지도자로 시진핑이 급부상하면서 미국도 이에 맞설 더 강력한 스트롱맨을 원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트럼프가 2016년 백악관에 입성한 사건은 이미 확립된 세계적 추세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꼽은 스트롱맨의 공통점 중 하나는 ‘사법부 장악’이다. 이들에게 법은 반대파를 탄압하는 정치적 무기다. 푸틴은 2021년 반대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투옥했다. 시진핑은 집권 직후 반부패 운동을 벌인 운동가 100만여 명을 감옥에 가뒀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나왔던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해 외친 구호는 “그녀를 가둬라”였다. 스트롱맨의 통치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위협한다는 분석이다.
과연 스트롱맨의 시대는 끝날까. 저자의 답은 솔직하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 “독재자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포부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제력이 최고 수준이었던 과거와 달리 2019년 세계 최대 무역국은 중국이다. 2021년 바이든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점령할 걸 알면서도 미군을 철수시켰다. 자유민주주의의 보루를 자처했던 냉전 시기처럼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이란 얘기다.
저자는 서구 정치평론가로서 스스로에 대한 자성도 담았다. 저자는 2014년 독재자 나렌드라 모디가 인도 총리에 올랐을 때 쓴 칼럼에서 “모디는 인도가 감수할 가치가 있는 위험”이라고 낙관했다고 한다. 수년 뒤 이 책을 펴낸 저자는 “서구 평론가들은 냉전 승리에서 비롯된 자유주의가 가진 힘에 대해 과신했다”며 자신의 오판을 인정했다. 원제는 ‘The Age of the Strongman(스트롱맨의 시대).’
바로 그때 연방보안국(FSB) 국장 출신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이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올랐다. 모스크바 아파트 테러 전 2%에 그쳤던 그의 지지율은 그해 11월 40%를 넘어섰다. 이 기간 러시아 언론은 “체첸으로 밀고 들어가라”고 명령하는 푸틴의 모습을 자주 실었다.
2000년, 21세기 시작과 동시에 푸틴은 러시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무 담당 수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푸틴의 등장 이후 중국과 튀르키예(터키), 영국, 미국 등을 장악한 스트롱맨의 시대를 분석했다. 저자가 정의한 ‘스트롱맨’은 보수주의자이면서 민족주의자로, 소수자를 배척하고 국익만을 노골적으로 앞세우는 국가 지도자를 뜻한다. 책에는 스트롱맨 통치의 특징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을 담았다.
저자는 스트롱맨 시대가 세계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건 2012년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으로 집권한 뒤부터라고 봤다. 이전에도 러시아와 튀르키예에서 스트롱맨 통치가 싹텄지만 이들은 초강대국이 아니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패권을 놓고 미국과 다투는 중국의 지도자로 시진핑이 급부상하면서 미국도 이에 맞설 더 강력한 스트롱맨을 원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트럼프가 2016년 백악관에 입성한 사건은 이미 확립된 세계적 추세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꼽은 스트롱맨의 공통점 중 하나는 ‘사법부 장악’이다. 이들에게 법은 반대파를 탄압하는 정치적 무기다. 푸틴은 2021년 반대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투옥했다. 시진핑은 집권 직후 반부패 운동을 벌인 운동가 100만여 명을 감옥에 가뒀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나왔던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해 외친 구호는 “그녀를 가둬라”였다. 스트롱맨의 통치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위협한다는 분석이다.
과연 스트롱맨의 시대는 끝날까. 저자의 답은 솔직하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 “독재자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포부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제력이 최고 수준이었던 과거와 달리 2019년 세계 최대 무역국은 중국이다. 2021년 바이든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점령할 걸 알면서도 미군을 철수시켰다. 자유민주주의의 보루를 자처했던 냉전 시기처럼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이란 얘기다.
저자는 서구 정치평론가로서 스스로에 대한 자성도 담았다. 저자는 2014년 독재자 나렌드라 모디가 인도 총리에 올랐을 때 쓴 칼럼에서 “모디는 인도가 감수할 가치가 있는 위험”이라고 낙관했다고 한다. 수년 뒤 이 책을 펴낸 저자는 “서구 평론가들은 냉전 승리에서 비롯된 자유주의가 가진 힘에 대해 과신했다”며 자신의 오판을 인정했다. 원제는 ‘The Age of the Strongman(스트롱맨의 시대).’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24년 만에 새주인 모두 찾은 대우… ‘간판’ 사라져가도 ‘대우맨’은 남아
- 오늘 尹-기시다 한일정상회담…안보·경제 강화로 ‘미래 청사진’
- “이건 역사에 남을 것”…유동규, 법정서 “정진상 씨!” 소리친 사연은? [법조 Zoom In/대장동 재
- ‘돈봉투’ 민주당 지지율, 7주만에 與에 뒤져… “총선서 野 지지” 정부견제론은 더 높아져
- 韓美 핵협의그룹(NCG) 설치가 나토식 핵공유보다 강력? 실상은…
- 패트리엇이 러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잡았다…우크라 “역사적인 일”
- 순식간에 8조 증발한 초유의 주가 폭락 사태… 사상 최대 금융사건 檢 수사 막 올라
- 尹엔 야구액자, 김건희엔 사파이어…국빈방미 선물 보니
- 1066회 로또 1등 16억씩…자동 11명·수동 3명·반자동 1명
- 또 ‘우울증갤러리’…어린이날 10대 2명 극단 선택 미수